한국 일일 원유사용량 200만 배럴 저장 가능
17억불 규모··국내 최초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독자기술 건조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국내 최초로 독자기술로 건조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8년 2월 프랑스 토탈로부터 수주한 저장용량 200만 배럴급 초대형 FPSO를 성공적으로 건조하고, 11일 울산 해양공장에서 명명식을 가졌다.
이 FPSO는 최종 설치될 나이지리아 원유 필드의 명칭을 따 ‘우산(USAN) FPSO’로 명명됐다.
이날 명명식에는 강창준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장과 존 아데 프랑스 토탈사 부사장 등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17억달러 상당의 우산 FPSO는 길이 320m, 폭 61m, 높이 32m로, 자체중량만 11만6000t에 달한다. 하루 16만 배럴의 원유와 50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 정제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일일 석유 사용량과 맞먹는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FPSO는 부유, 저장기능을 하는 하부 선체구조와 원유를 생산, 처리하는 상부설비로 구성되는데, 복잡한 구조를 가진 상부설비의 설계가 매우 까다로워 그동안 국내업체들은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FPSO 설계를 외국 기술에 의존해왔다.
현대중공업은 우산 FPSO를 국내 최초로 설계는 물론, 구매,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독자 기술로 제작해 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세계 최초로 FPSO 설계에서 3차원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모듈(상부구조를 구성하는 단위) 설치시 파이프 간섭과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등 최첨단 설계 기술도 적용했다.
또한 지난 2009년 4월 완공한 FPSO 전용도크인 ‘H도크’에서 상부 모듈 4기와 대형 설비들을 진수 전에 도크 내에서 먼저 탑재하는 방법을 통해 공사기간을 1개월 가량 단축하는 성과도 거뒀다.
우산 FPSO는 울산 해양공장 안벽에서 전기·배관·기계 장비 등 시운전을 거친 뒤 2011년 3월 나이지리아로 출항해 11월경 나이지리아 보니섬 남동쪽 100km 지점에 위치한 우산 필드에서 본격 원유와 가스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96년 브라질 페트로브라스를 시작으로 프랑스 토탈, 미국 엑슨모빌, 영국 BP 등에 지금까지 9기의 초대형 FPSO(200만 배럴 이상)를 성공적으로 제작했으며, 이 분야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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