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현대중공업이 세계 조선업계 최초로 선박 용접에 디지털 방식을 적용한다.
3일 현대중공업은 최근 세계 최초로 '디지털 용접 시스템'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선박 용접에 디지털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용접시스템을 이용하면 용접 초보 작업자도 숙련자와 같이 우수한 품질로 용접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011년부터 순차적으로 디지털 용접을 적용해 2015년까지 전체 용접 작업을 디지털화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용접작업 디지털화를 통해 연간 100만 시간(工數) 절감 등 용접 생산성이 지금보다 20% 가량 향상될 것"이라며 "특히 100만 시간은 30만톤급 초대형유조선(VLCC) 5척을 더 용접할 수 있는 시간으로, 1000억 원 이상의 유무형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번에 개발한 디지털 용접시스템은 전원을 공급하는 용접기, 용접재료인 와이어를 공급하는 송급기, 실제 용접을 수행하는 캐리지, 전선 케이블 등 용접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핵심장치를 디지털 통신으로 연결, 전체 용접 정보 를 디지털화하는 첨단 용접시스템이다.
실제 용접의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철판의 종류, 습도 등에 따라 정확한 용접 전압과 전류를 사용하는 것. 그러나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는 사용하고 있는 전압과 전류의 크기를 작업자 경험에 의한 '감(感)'에만 의존해 작업자마다 숙련도에 따른 용접 품질 차이가 클 수밖에 없었다.
또한 용접에 사용되는 전류가 10∼100m 길이의 케이블 전선을 통해 이동하면서 신호 왜곡이 발생하는 현상도 용접 품질저하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디지털 용접시스템은 이런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작업자가 사용하고 있는 전압과 전류의 크기를 LCD 화면으로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누구나 쉽게 최적의 전압과 전류로 용접할 수 있으며, 케이블 전선이 아무리 길어도 디지털 통신에 의해 모두 제어되어 신호 왜곡도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원가 절감도 기대된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용접기를 작동시키기 위해 14개의 케이블을 사용했으나, 디지털 방식에서는 단 2개로 줄였다. 자가 고장 진단도 가능해 고장 부분의 신속한 수리도 가능한데, 아날로그 방식에서는 고장 부위를 찾기 위해 일일이 모든 장치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했다.
김현철 현대중공업 상무는 "디지털 용접시스템은 경험이나 숙련도에 따른 품질 차이를 획기적으로 줄여 누구나 용접 장인(匠人)이 될 수 있다"며 "수십 년간 이어온 세계 선박 용접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6년부터 디지털 용접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으며, 디지털 통신방식, 제어회로 등 6개 부분의 국내 특허를 출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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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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