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주요20개국(G20) 서울회의에서 독일을 위시한 수출 주도형 국가들이 경상수지 목표제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가 미국이 제안한 경상수지 목표제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10일 로이터 통신은 졸릭 총재가 WB와 싱가포르 정부가 주최한 사회기반시설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와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경상수지 목표제를 공식적으로 처음 제기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美) 재무장관은 이미 한 발 물러선 상태. 그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후 “(현재 상황에서) 정확한 가이드라인 수치는 바람직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며 “서울 합의에서 정확한 수치가 들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경상수지 목표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보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시아 4개국을 순방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일 인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는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는 반면 어떤 국가는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는 이런 상황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면서 경상수지 목표제를 재차 강조했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경상수지 목표제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을 G20에서 밀어 부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경상수지 목표제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9일, 다시 한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무역 흑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경상수지를 단순히 수치로 고정하는 것은 매우 좁은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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