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백화점 매출이 지난 주말과 휴일(5~7일) 기간에 사상 최고 기록을 연일 경신했다고 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5일 작년 같은 날보다 30%가 매출이 뛴 이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갤러리아백화점과 AK플라자도 6일 매출이 40%와 32% 각각 급증했으며 롯데백화점은 5~7일 동안 작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는 소식이다.
금융위기로 주춤했던 백화점 매출은 경기가 호전되면서 호조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의 두 자리 수 매출 증가는 이례적이어서 백화점 측도 놀라워 한다. 추워진 날씨로 모피, 점퍼, 코트 등 단가가 높은 겨울옷이 잘 팔려 나간 데다 금괴나 고급 승용차 등 고가 경품으로 손님들이 많이 몰린 때문이다. 여기에 주가 상승과 시중 부동자금 증가로 소비여력이 늘었고 중국 등 외국 쇼핑객도 매출 급증에 일조했다.
이 같은 매출 급증이 '반짝경기'에 불과한 지는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움츠렸던 소비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것은 일견 반가운 일이다. 세계 경기가 회복이냐, 침체냐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서 백화점 매출 호조는 소비를 촉진해 경기를 부추기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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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매출 증가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소비 패턴의 변화다. 한 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원스톱' 쇼핑이 대세가 되어가는 양상이며 특히 갈수록 브랜드와 고급 지향의 소비 패턴이 두드러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백화점 매출의 급증은 우리 사회와 경제의 명암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할인마트와 재래시장의 매출은 증가세가 크지 않거나 시들하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확대를 놓고 영세 상인들이 반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대도시 백화점에서는 한벌에 수 백만원하는 고가의 옷이 하루에 수십 벌씩 팔려나가고 수십만 원짜리 등산복이 중고등학생의 일상복으로 동이 난다고 한다.
금융위기 이후 소득격차는 확대 일로다. 끼니 걱정을 하다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고가 명품의 소비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연말이 다가오면 추위를 더 느끼는 사람들이 주위에 적지 않다. 그늘진 곳을 살펴보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훈훈한 마음도 백화점 매출만큼 크게 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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