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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컨 "음악은 내 삶의 전부, 기억에 남는 음악 만들래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9초

케빈 컨 "음악은 내 삶의 전부, 기억에 남는 음악 만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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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강승훈 기자, 사진 박성기 기자] 드라마 '가을동화'의 삽입곡 '리턴 투 러브'(Return To Love)를 기억하는가. 극중 은서와 준서가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을 달래면서 '나무'가 되자고 말하는 장면에서 흘러 나온 곡이 '리턴 투 러브'다.

이 곡을 작곡하고 연주한 케빈 컨(Kevin Kern)이 선천적인 시각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면 한번 더 놀랄 수 있다.


"건반이 정확히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건반을 보고 치는 것이 아니니까 괜찮아요"라고 말하며 미소 짓는 케빈 컨은 자신만의 재능을 발휘하며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하고 있다.

케빈 컨은 지난 9일 아시아경제신문 스포츠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음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태어날 때부터 시각 장애를 갖고 있었던 그는 두 살 남짓한 나이에 처음 음악을 접했다고.


케빈 컨의 부모는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가 희망을 갖고 평생 할 수 있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교육열이 누구보다도 강했던 케빈 컨의 부모는 전설적인 재즈연주가 조지 셰어링에게 음악을 사사 받게 했고, 최고의 연주가들과 교감을 유지하게 했다. 그 결과 케빈 컨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각광 받게 된다.


"부모의 애정, 열정이 대단했죠. 그 덕분에 형제들이 박사도 하고, 사업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저에게 이런 말을 하셨어요. '네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모습을 보고 싶구나'라고 했는데, 그 약속은 지키지 못했죠. 만약 지금의 제 모습을 봤더라면 너무 좋아했을텐데,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늘 마음 속 한 켠에 아쉬움이 남아요"


케빈 컨 "음악은 내 삶의 전부, 기억에 남는 음악 만들래요"


그에게 시력에 관한 질문도 넌즈시 던져봤다.


케빈 컨은 "시력이요? 아예 안 보이는 것은 아니에요. 커다란 간판의 윤곽은 보여요. 제 앞에 있는 사람의 머리가 긴지, 짧은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알죠. 희미하고 흐릿해요. 그래도 볼 것 다 보고, 할 것 다 하죠. 이나마도 볼 수 있는게 어디에요. 최근 경복궁을 다녀왔는데, 고즈넉한 정취가 너무 좋더라고요. 도심가에 이렇게 조용하고 오래된 고궁이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리턴 투 러브''인 마이 라이프''르 자뎅''터치 더 스카이''댄스 오브 더 드레곤플라이''애프터 더 레인'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케빈 컨은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어낼까.


"주로 피아노에 앉아서 영감을 떠올려요. 신디사이저로 바이올린도 켜보고, 비올라 소리도 듣다보면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저만의 최적화된 스튜디오에서 이 악기, 저 악기 만져보고 연주하는 동시에 녹음도 해요. 그 소리를 모아서, 여러 악기를 입혀서 음악을 만들어요"


그는 히트곡 중에 일부곡에 대한 에피소드도 꺼냈다.


"'가을동화'에 삽입된 '리턴 투 러브'는 신디사이저를 반으로 나눠서 구성했죠. 왼쪽은 오케스트라 파트, 오른쪽은 클라리넷으로 만들었어요. 그렇게 완성된 곡이 '가을동화'에요. '프럼 디스 데이 포워드'는 아내에게 결혼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서 작곡한 곡이에요. 그 노래를 연주한 후 프러포즈를 했고, 결혼에도 골인하게 됐죠. '밀리언 스타'(Million Stars)는 '하늘'에 관한 노래를 만들자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떠오른 것이 밤하늘의 별이었어요.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별을 한가득 모으는 행동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피아노 건반을 두들겼어요. 때로는 손으로 별들을 모으고, 때로는 별들을 흩어놓으면서 곡을 만든게 '밀리언 스타'였죠"


대중들이 그의 음악을 듣고 열광하는 이유는 희망과 행복의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자신은 어릴 때 장애로 인해 불편을 겪었지만, 그것을 장애로 생각하지 않고 '긍정'의 힘으로 극복하려고 했던 점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만약, '피아니스트, 작곡가, 레코딩 아티스트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겠냐'는 질문에 그는 "외교관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복잡 다단한 국제 정세 속에서 이견을 조정 중재하고, 외교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하지만 그는 한가지 모르는 것이 있다. 케빈 컨은 이미 음악으로 세계를 하나로 이어주고 있다. 자신의 음악을 통해 대중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해주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케빈 컨의 음악을 듣고 마음의 병을 치유했다는 사람도 있고, 행복함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고백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울증에 시달린 한 청년은 케빈 컨의 음악 때문에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며 기뻐했다. 그의 음악은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보듬어줄 수 있는 치료제인 셈이다.


인터뷰 말미에 그에게 음악적인 모토가 뭐냐고 물었다. 그는 "모토라고 할만한 것이 없지만, 제가 추구하는 것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흡입력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불고기'와 '김치'에 열광하고, 한국의 뮤지션으로 이루마를 좋아한다는 그는 음악으로 세계를 하나로 이어주고 있다.

케빈 컨 "음악은 내 삶의 전부, 기억에 남는 음악 만들래요"




스포츠투데이 강승훈 기자 tarophine@
스포츠투데이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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