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블랙리스트' 발언으로 KBS로부터 소송당한 방송인 김미화의 남편이 블로그를 통해 힘겨운 심경을 밝혔다.
김미화 남편 윤 모 씨는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KBS는 김미화를 제자리에 갖다 놓으세요. 김미화 남편이 부탁드립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윤 씨는 "현재 사회적 파장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중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사건을 대략 정리해 평생 처음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고 시작했다.
윤 씨는 이어 "이번 사회적 파장의 핵심은 KBS에 블랙리스트가 유형, 혹은 무형으로 존재하느냐이고 핵심적 본질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고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며 "그러나 4차례에 걸친 총 26시간의 경찰조사에서는 (출연금지문건 얘기를) 김미화가 누구에게서 들었는지에만 집중됐다"고 토로했다.
윤 씨는 "김미화가 문제제기를 하기 전부터 KBS의 블랙리스트 존재는 여러 통로를 통해 알려져 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지난 4월 6일 성명서 '윤도현 김제동 김미화, KBS에는 진정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가?'는 사건의 단초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며 "하지만 경찰은 그건 4월에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김미화가 발언한 7월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3개월만에 블랙리스트가 없어졌다는 말인가"며 반문했다.
윤씨는 또 27일 김미화와 경찰서에서 대질조사를 한 10년 지기인 '연예가중계' 이 모 작가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KBS는 사건의 본질은 뒷전으로 밀어둔 채 친구들의 진흙탕싸움을 뒷짐지고 구경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윤 씨는 "제 아내 김미화의 꿈은 코미디언으로 남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김미화는 많은 이들에게 '웃기는 사람'이 아닌 '투사'로 비쳐지고 있다"며 "김미화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내버려 달라. 김미화가 코미디언으로 남고 싶은 꿈을 이루게 제발 놔달라"고 호소했다.
윤 씨는 "이제 나와 아내는 '연예가중계' 작가 등 핵심 밖 사람들의 발언과 모욕에 대해선 어느 정도까지는 참고 대응하지 않겠다. 하지만 KBS가 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마지막 백원짜리 동전이 거덜날 때까지 투쟁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KBS는 이제 조건없이 소송을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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