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KBS2 주말드라마 ‘결혼해주세요’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하며 위기에 몰렸다.
25일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4일 방송된 ‘결혼해주세요’는 전국시청률 2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3일 방송분이 기록한 23.3%보다 2.3%포인트 하락한 수치.
지난 8월 중순부터 주말드라마 부문 정상을 지키고 있던 ‘결혼해주세요’는 이날 시청률 22.4%를 기록한 SBS ‘이웃집 웬수’에 밀려 2위에 그쳤다. 한때 시청률 30%를 바라볼 정도로 인기를 누렸지만, 이제 서서히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다.
‘결혼해주세요’가 이 같은 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지지부진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등장인물들이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기 때문에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커플들이 어려움을 겪는 내용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바람에 시청자들은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
또 일관성 없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다. 떡집에서 일하던 주부 정임(김지영 분)이 갑자기 가수가 되는 등 눈길 끌기에만 매달리는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정임과 태호(이종혁 분)가 이혼의 기로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동안 시청자들이 서서히 등을 돌리기도 했다.
뻔한 스토리 역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아내가 보란 듯이 성공하는 내용이나 삼형제의 사랑이야기 등은 이미 많은 드라마를 통해 봐왔기 때문이다. 밋밋한 내용으로 인해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밖에 자극적인 설정으로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점 등도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한마디로 재미도, 감동도 잡지못한 채 부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같은 부진에 비해 ‘이웃집 웬수’와 SBS ‘인생은 아름다워’는 뚜렷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웃집 웬수’는 재혼남녀의 관계를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있고, ‘인생은 아름다워’는 김수현 작가 특유의 화법이 돋보인다.
그동안 주말극 1위 자리를 고수하던 KBS의 '불패신화'도 흔들리고 있다. 정상의 자리에 안주한 채 자만한 게 아니냐는 게 일부 방송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결혼해주세요’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와 냉정한 평가를 의식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