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SK 와이번스가 2년 만에 통산 3회 우승의 대업을 이뤄냈다. 더불어 한국프로야구 최고 명문구단 탄생이라는 명제도 확실하게 성취해냈다.
SK는 19일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을 잡으며 정상에 등극했다. 김성근 감독 부임 뒤 2007년, 2008년 2년 연속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던 SK는 2009년 KIA에 왕좌를 내준 뒤 2년 만에 다시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특히 정규시즌에서도 초반부터 불같은 상승세를 달리며 삼성, 두산 등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1위를 달성해 기쁨이 더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우려된 전력으로 거둔 우승이라 더 값지기도 했다. 채병용, 윤길현 등 팀의 주축투수들은 시즌 초반부터 군 입대 등으로 모두 이탈했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SK에서 보낸 4시즌 가운데 가장 힘든 시즌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SK는 여전히 강했다. 그 중심에는 김성근 감독이 있었다. SK 유니폼을 입은 뒤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김응룡 전 해태 타이거즈 감독(현 삼성 라이온즈 사장)이 1986년부터 1989년까지 달성한 뒤로 무려 21년 만에 재현됐다.
김성근 감독의 야구는 크게 두 가지로 대변된다. 노력과 데이터다. SK는 2007년부터 지독한 훈련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선수들의 머릿속에서 어느덧 휴식이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한국시리즈 준비 때도 그러했다. 내야수 최정은 “청백전과 팀 훈련 등을 마치고 쉴 때쯤이 되면 특타 훈련을 받았다”며 “많은 이들이 시리즈 전 실전 감각이 떨어졌을 거라 우려했는데 그런 걱정을 해 본적은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지는 데이터는 핵심전력의 이탈을 메우고도 남았다. 많은 야구인들은 “김성근 감독이 SK를 맡은 뒤로 한국프로야구가 덩달아 발전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전까지 생소했던 수비 시프트, 상대 전력에 대한 세세한 분석 등의 도입은 상대팀에게도 모범이 됐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우승의 원동력으로 다른 점을 손꼽는다. 그는 “똘똘 뭉쳐 단결의 힘을 보여준 선수들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는 김성근 감독의 야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SK 한 관계자는 “끝없는 노력과 데이터로 선수들이 이기는 습관을 얻었다”며 “승리를 하며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뭉쳐졌다”고 밝혔다.
하나 된 선수들의 힘은 무서웠다. 최근 4년 동안 3번이나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올해 그 면모는 더 강해지기까지 했다. 여느 때와 달리 4연승 스윕을 거뒀다.
역대 27번의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시리즈를 독식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린 사례는 다섯 번 있었다. 1987년 해태, 1990년 LG, 1991년 해태, 1994년 LG, 2005년 삼성이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탄탄한 마운드와 단단한 수비조직력. 그리고 장기간 왕좌로 군림했다는 점이다. SK의 앞날은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밝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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