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관리 뒤처지면 고객 떠난다" BMW 벤츠 폭스바겐 부지 확보戰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내에서 잘 나가는 수입차 '빅3(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가 잇달아 정비망을 확충하고 있다. 판매가 잘 되는 만큼 사후 관리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의도다.
국내 수입차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BMW그룹코리아는 오는 12월 경기도 일산에 국내 30번째 정비센터를 연다. 4층 규모 건물로 수도권에서는 가장 크며, BMW 뿐 아니라 미니(MINI)도 정비가 가능하다. BMW는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AS망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사상 최초 1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는 폭스바겐도 정비망 확대에 나섰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최근 "강남과 송파 등 서울 동남부 지역에 AS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 부지 물색중"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코리아는 2군데의 정비센터를 추가할 예정으로, 사고 처리를 위한 차체와 도색 장비도 갖춘다는 복안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외에 광주 AS센터를 내년 2월에 완공하며 대전 역시 부지 확보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도 최근 서울 방배동에 서비스센터를 오픈했다. 지하 4층, 지상 3층 규모로 판금 수리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수입차 업체가 AS망 강화에 나선 것은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서다. 차 판매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정비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대로 대응을 못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폭스바겐코리아는 신규 딜러 모집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7월 경기 지역 딜러 모집에 나섰지만 매장 계획만 있을 뿐, AS센터 계획이 기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후보들의) 계획안을 보니 차를 판매할 계획만 있고 사후 관리에 대해서는 별다른 안이 없었다"면서 "매장 보다 AS망을 늘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연내에 다시 뽑기로 정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빅3'가 잇달아 정비망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수입차 업체간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잘 팔리는 업체들이 사후관리까지 강화하면서 고객을 더욱 유인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고객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이 덜 팔리는 업체들은 아무래도 AS망 강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악순환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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