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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F1 D-5]불운한 F1 드라이버, 알랭 프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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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F1 D-5]불운한 F1 드라이버, 알랭 프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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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얘깃거리의 소재 중 하나는 ‘라이벌’이다. 라이벌을 다루면서 둘의 관계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 쪽이 역경을 이겨내면서 승리하고 다른 쪽은 실패라는 아주 쓴 잔을 들이킨다. 그리고 피를 토하는 목소리와 죽음이 드리운 듯 어두운 얼굴로 하늘을 원망하듯 “하늘이시여! 저를 보내시고 어찌하여 00을 내셨습니까?”라며 절정을 맞는다.


‘서킷의 교수’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알랭 프로스트의 심정도 이와 별반 다르지는 않았으리라. 작고한 천재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와 항상 비교의 대상이 되었던 프로스트. 세상은, 모터스포츠 팬들은 자신을 세나보다 늘 아래에 두었으니 심기가 얼마나 불편 했겠는가. 하지만 냉정한 모터스포츠 세계에서 기록만으로 평가를 한다면 오히려 세나는 프로스트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라고 할 수밖에.

55년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생샤몽 근처의 마을에서 태어난 프로스트는 레슬링과 롤러스케이트, 축구 등 온갖 스포츠에서 푹 빠져 지내는 등 어릴 때부터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꿈도 헬스 트레이너나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프로스트에게 모터스포츠의 세계를 눈 뜨게 했다. 14살 무렵 가족과 여름휴가를 갔다가 본 카트의 매력에 빠졌고 그것의 그의 길이 되었다.


몇 개의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프로스트는 1974년 학교를 떠나 프로 드라이버의 세계로 뛰어 들었다. 경비를 스스로 마련하기 위해 엔진을 튠업(Tune-Up)하고 카트를 판매하면서도 프로스트의 기량은 급성장했다. 1975년 프랑스 시니어 카트 챔피언십과 포뮬러 르노 우승컵을 손에 넣은 후 F3에 진출했다. 1978년과 1979년 프랑스와 유럽 F3 챔피언 타이틀을 연속으로 획득, 1980년 마침내 ‘맥라렌’ 유니폼을 입고 F1에 데뷔했다. 첫 해 프로스트는 5포인트를 올리면서 신인답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으나 팔목이 부러지는 사고도 냈다. 이 원인을 신뢰할 수 없는 ‘머신’에서 찾았고 결국 그는 2년 계약을 파기하고 ‘르노’로 옮겼다.

[영암F1 D-5]불운한 F1 드라이버, 알랭 프로스트

1981년 프랑스 팀에 속한 프로스트는 프랑스 GP에서 데뷔 후 첫 승을 거두며 그 해에만 3승을 따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프로스트는 그전에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지금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82년 2승, 83년 4승 등 르노와 함께한 3시즌 동안 9회나 시상대 정상에 섰지만 챔피언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었다. 르노가 이 책임을 자신에게 떠넘기려 하고 프랑스 팬들도 팀 동료이면서 A. 프로스트의 경쟁자인 R. 아르누를 더 선호했다.


프로스트는 84년 다시 그를 인정해 주는 맥라렌으로 돌아왔고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 프로스트는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맥라렌과 함께 한 6시즌 동안 30회 우승과 월드 챔피언십 타이틀을 세 차례나 차지한 것. 1985~86년 연속 월드 챔피언을 거머쥐면서 J. 브람밤 이후 10년 만에 같은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87년에는 28번째 우승으로 J. 스튜어트가 14년 동안 보유하던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1988년 프로스트는 16경기에서 7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다. 하지만 팀 동료이면서 자신의 최대 라이벌인 A. 세나가 8승을 가져가며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빛이 바랬다. 이때부터 프로스트와 세나의 경쟁은 전례를 볼 수 없는 명장면을 연출하며 점점 더 뜨거워 졌다.


프로스트는 ‘교수’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다. 그만큼 철저한 분석을 통한 레이스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데 있어서 그를 따라 올 드라이버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스트가 ‘교수’라는 애칭을 갖게 된 배경도 세나라는 아주 버거운 라이벌 때문이었다. 오직 승리만을 위해 어떤 조건에서도 저돌적으로 공격하는 라이벌을 따돌리려면 철저한 경기분석과 완벽한 작전으로 맞서야 했기 때문이다.


1989년 프로스트는 통산 3회 월드 챔피언의 타이틀을 획득한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았다. 세나와의 경쟁은 더 뜨거웠고 둘 사이는 골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깊었다. 그리고 그 갈등은 마침내 스즈카에서 폭발했다. 세나가 무서운 속도로 돌진하면서 프로스트의 머신 앞으로 치고 들어온 것. 이런 상황을 자주 양보했었던 프로스트는 인내심에 한계를 보이면서 속도를 높였다. 두 머신은 충돌했고 이 사고로 세나는 그 해 드라이버즈 타이틀을 포기해야 했다.


프로스트는 1990년 페라리로 팀을 옮겼지만 라이벌 관계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스즈카 서킷에서 작년과는 다르게 일격을 맞으면서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던 것. 프로스트는 “세나는 정말 형편없는 인간이고 정나미가 떨어진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91년, 프로스트는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중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을 보인 끝에 시즌 중 해고라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92년 TV 해설가로 잠깐 외도를 했던 프로스트는 93년 윌리엄즈의 운전대를 잡고 7승을 거두며 4번째 월드 챔피언에 오른다. 그러나 팀이 세나에 관심을 보이자 곧바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만큼 둘 사이의 골이 깊었던 것.


은퇴 후 프로스트는 TV해설, 테스트 드라이버 등으로 활약하다가 1997년 리쉬에르 팀을 사들여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스트’의 오너로 컴백한다. 하지만 재정상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2001년 프로스트는 문을 닫았다.


‘서킷의 교수’라는 애칭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스트. 그는 4회 월드 챔피언과 통산 51승이라는 찬란한 명예를 얻었다. A. 세나와 같은 시대에 호흡한 것이 당시로서는 불운이었겠지만 세나가 있었기에 그의 대기록이 작성되지 않았을까. 여하튼 라이벌이 있어서 F1이 풍요로웠던 시대였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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