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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회사 여직원들은 왜 '빨간' 속옷만 입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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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회사 여직원들은 왜 '빨간' 속옷만 입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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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하이텍, 정전기 방지·보온 위해 착용
눈만 보이는 복장···‘스막미인’ 별칭도, 삐삐도 사용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반도체 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빨간 속옷’을 입는다?

각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동부하이텍에서는 이 말이 맞다.


동부그룹은 최근 발간한 사보를 통해 동부하이텍의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우선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면 대부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흰천으로 감싼 복장을 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특별한 복장을 ‘스막(Smock)’이라고 부르는데, 워낙 미세한 공정을 필요로 하는 작업인지라 라인내 청정도 유지를 위한 조치다.


스막은 정전기와 먼지가 발생하지 않는 특별한 소재로 제작된 것으로, 직원들은 같은 소재의 마스크, 장갑, 무릎 높이의 장화까지 착용하고 일하고 있다.


먼지 한톨도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여직원들은 헤어제품 및 색조 화장품을 쓰면 안된다. 과거 한 기업이 결혼식날 처음으로 화장을 했다는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의 이야기를 소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온몸 전체를 스막으로 감싸다 보니 작업 현장에서 노출되는 신체 부위는 눈 뿐이다. 하루종일 사람들의 눈만 봐야 하는 생산 현장의 직원들 사이에서는 유독 눈이 예쁜 미인을 가리켜 ‘스막미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화장품마저 바르지 못하는 여직원들의 관심은 오직 하나, “눈 이외의 곳은 예뻐야 소용 없어!” 아름다운 눈을 가진 스막 미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직원들은 속눈썹 파마, 눈썹문신, 쌍꺼풀 수술 등 미용성형까지 불사하고 있다고 한다.


스막을 입는 직원들은 속옷도 마음대로 입을 수 없다. 스막에 맞는 전용 내의가 있는데, 이 역시 땀 흡수를 돕고 일정 체온을 유지하며 정전기 발생을 억제해주는 특수 소재로 만들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점은 이 속옷 색깔이 붉은 색이라는 것이다. 처음 속옷을 접한 동부하이텍 직원은 ‘빨간 내복’을 입은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단위의 공정을 관리하는 최첨단 생산 현장이지만 시대에 뒤쳐진 물건이 발견되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일상생활에서 이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무선호출기(일명 삐삐)’다. 동부하이텍의 공장 엔지니어들은 휴대전화 대신 회사에서 지급하는 무선호출기를 갖고 다닌다. 이 또한 반도체 공장의 특수한 근무 환경 탓이다.


마스크를 벗고 통화할 수 없으니 휴대전화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며, 무엇보다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파는 반도체 생산설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전파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무선호출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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