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양적완화 조치를 곧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가 양적완화책의 효과에 대한 부정적 시각 역시 만만치 않고 글로벌 양적 완화정책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 추가 양적완화 언제, 어떻게? = 12일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이 조만간(before long)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11월 추가 양적완화 시행설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경기 부양 방안으로는 장기 국채 추가 매입과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해 인플레 목표치를 제공하는 방법이 논의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가 1990년대 일본식 장기 디플레이션 양상을 보임에 따라 연준이 부채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으로 실질금리가 상승해 채무부담으로 담보 자산을 처분함에 따라 다시 물가하락이 야기되는 현상)을 피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달러를 찍어낼 것이라는 것.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7월까지 전년동기대비 1.4% 상승했는데 이는 연준의 장기 목표인 1.7~2%를 밑돌고 있다.
미국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는 부동산 및 고용 시장의 침체로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9월 9.6%를 기록했으며 이달 민간부문의 취업자수는 6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시장은 최근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은행들이 주택 압류를 중단하면서 다시 한번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 역효과 유발할 수도 = 그러나 추가 양적완화책이 실질 경제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크 파버 마크파버리미티드 회장은 전일 “미국의 양적완화책은 원유 및 희귀금속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며 “달러가 추가 하락하면 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으로 유동성이 유입돼 자산버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준은 추가 부양책을 실시하기 전에 주식 시장의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앨런 그린스펀 전(前) 연준 의장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수습용으로 공급된 자금이 기업과 가계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론 조치도 취하지 않는 제3의 방안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리차드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는 지난 7일 “추가 양적완화가 고용을 촉진시키리라는 주장에 회의적”이라고 밝혔고 토마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준 총재도 “유동성 과잉은 인플레이션 압박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은 양적완화책을 시행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달러 추가 하락...신흥국 ‘난처’ = 한편 양적완화 조치로 달러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흥국의 자금 유입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FT는 스위스와 같은 통화 팽창 정책을 실시하지 않는 나라와 아시아 신흥국처럼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는 국가로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2010~2011년에 8000억달러 이상이 신흥국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흥국으로서는 원치 않는 ‘돈’일 수밖에 없다. FT는 신흥국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며 유동성 공급을 제한하지 않으면 수출 가격경쟁력이 감소하고 환율 방어에 나서면 환리스크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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