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10일 숨진 채 발견된 황장엽(87)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주체사상의 이론적 토대를 세우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주체사상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황씨는 1925년 평안남도 강동 출신으로, 김일성종합대학을 거쳐 1949년 모스크바종합대학 철학부를 졸업했다. 1954년 북한으로 입국해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1958년 노동당 핵심지위로 발탁됐다.
이후 1965년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1970년 당중앙위원, 1980년 당비서, 1984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1987년 사회과학자협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황씨는 북한의 주체사상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하는데 깊이 관여해 "김정일이 백두산의 정기를 받아 태어났다"는 '김정일 백두산 출생설'도 그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1984년 김일성 주석의 중국방문을 단독 수행하는 등 신임이 두터웠고, 김일성대 교수 시절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주체사상을 가르치는 '개인교사' 역할도 했다.
황씨는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이후에도 권력의 핵심부에 있었지만, 1997년 2월 북경주재 한국총영사관을 통해 망명을 신청한 뒤 필리핀을 거쳐 1997년 4월20일 서울에 들어왔다. 당시 '주체사상의 망명'으로 평가받을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다.
서울에 정착한 이후에는 북한의 권력 세습을 강력히 비판해 줄곧 북한의 위협을 받았다.
올해 6월에는 황씨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은 남파간첩 김모씨(36)와 동모씨(36)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되기도 했다.
양낙규 기자 if@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