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싱글매치플레이 마지막 12번째 주자로 나서 메이헌 격파 '유럽 우승 견인~'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US오픈 챔프'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ㆍ사진)이 이번에도 '유럽의 영웅'이 됐다.
맥도웰은 유럽과 미국의 대륙간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 최종일 싱글매치플레이, 그것도 양팀이 동점인 상황에서의 마지막 12번째 매치에서 미국의 헌터 메이헌을 2홀 차로 제압해 기어코 유럽의 우승을 견인했다. 2002년과 2004년, 2006년 등 내리 3연승을 달리다가 2008년 미국에게 일격을 맞았던 유럽은 이로써 2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탈환했다.
유럽은 4일 밤(한국시간) 웨일스 뉴포트의 셀틱매너골프장(파71ㆍ7378야드)에서 끝난 싱글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는 4승3무6패로 뒤져 결과적으로 전통적으로 강했던 포섬과 포볼경기 등 앞선 16경기에서의 3점 차 리드가 이번에도 우승의 동력이 됐다. 최종스코어는 14.5포인트 대 13.5포인트였다.
맥도웰의 승리는 그래서 더욱 빛이 났다. 유럽은 앞선 11개의 매치에서 3승2무6패로 미국의 추격을 허용했고, 마지막 남은 주자가 바로 지난 6월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던 맥도웰과 그 상대 메이헌이었다. 유럽은 더욱이 맥도웰이 비겨 동점이 돼도 우승컵을 관례대로 전 대회 우승팀인 미국이 가져가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맥도웰은 메이헌과의 경기에서 1, 4번홀 버디로 앞서 출발부터 좋았다. 이후 서로 1홀씩을 주고받는 공방전이 이어졌다. 맥도웰은 메이헌이 15번홀(파4)로 따라붙자 다음 홀인 16번홀(파4) 버디로 곧바로 응수하는 등 위기관리능력도 출중했다. 메이헌은 그러자 17번홀(파3)에서는 칩 샷까지 실수하는 등 자멸했고, 맥도웰은 결국 3&1(1홀 남기고 3홀 차로 이김)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맥도웰은 2008년 제주 핀크스골프장에서 개최됐던 유러피언(EPGA)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우승해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은 선수. 유럽을 주 무대로 활약하다 US챔피언십에서는 더스틴 존슨에게 역전우승을 일궈내면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까지 평정해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했다.
유럽은 이날 초반 네번째 주자였던 마틴 카이머(독일)가 존슨에게 6홀 차로 완패를 당한데다가 믿었던 '에이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마저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에 2홀 차로 져 미국의 초반 대공세에 시달렸다. 유럽은 다행히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스튜어트 싱크(미국)와 비기고, 이안 폴터와 루크 도널드(이상 잉글랜드) 등의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미국은 그러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게 4홀 차 완승을 거두며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더니 '넘버 2' 필 미켈슨의 승리와 리키 파울러의 무승부, 잭 존슨의 승리 등으로 막판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어 동점을 만들었다. 맥도웰의 승리에 유럽의 '구름갤러리'가 환호할 수밖에 없는 날이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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