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 대회 첫 1등 고대생 3인
국내 최초로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에서 우승하며 글로벌 고대의 힘을 보여준 세 명의 학생. 왼쪽부터 윤준빈(정경학부 1학년),김민영(국제학부 2학년), 강지수(국제학부 3학년).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 이상미 기자]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책 '학문의 즐거움'을 통해 공부하는 즐거움과 보람 그리고 열정과 끈기의 중요성을 말했다. 이기수 총장의 이런 마음을 미리 헤아린 것일까. 지난 30일 학교를 찾아 만나본 영어토론동아리 학생들은 즐겁게 공부하며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키우는 모습을 직접 보여줬다. 학교 측은 글로벌 교육 분야와 교육 역량 강화 사업을 통해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한다는 각오다.
◆ 고대 속의 외국.. 열띤 영어 토론 현장 = 이날 저녁 8시 30분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국제관 425호에서는 고려대 영어토론동아리(KUDC) 학생 26명의 영어 토론이 한창이었다. 연단에 선 강지수(국제학부 3학년)씨는 유창한 영어 발음으로 "여러분들이 왜 상대편의 의견에 동의해서는 안 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겠다.(Ladies and gentleman, let me tell you exactly why you shoul not vote for the proposition today.)"고 말하고는 자신의 주장을 폈다.
이날 토론 주제는 '빈곤문제가 환경문제보다 우선 순위인가?(Prioritize poverty over the environment)'였다. 강지수씨가 자신의 근거를 차근차근 밝히자 토론에 참석한 학생들은 연설자의 발언에 책상을 두드리며 호응하거나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모든 학생들이 유창하게 영어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모습에 이곳이 한국이 아니라 미국의 대학 강의실인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강지수씨와 김민영(국제학부 2학년), 윤준빈(정경학부 1학년) 씨는 지난 7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 ESL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베테랑들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 35년 역사상 한국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 밤을 잊은 토론.. 공부하는 즐거움 = 오후 6시30분에 시작된 이날 토론회는 밤 10시가 훌쩍 넘어서야 끝이 났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오전, 오후에 정규 수업을 듣고도 밤 늦게까지 영어토론에 매달린 것이다.
그러나 토론에 참가한 학생들은 즐거워서 하는 공부라고 말할 따름이었다.
강지수씨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공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어토론은 상대와 날카로운 공격을 주고받는 과정이므로 영어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영어를 활용해 공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면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영어를 활용한 토론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영어도 익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변호사가 되고 싶은 김민영씨는 매주 목요일마다 동료들과 격렬한 토론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꿈을 키우고 있다. 그녀 역시 영어 토론 활동을 통해 토론 능력과 영어 구사 능력을 동시에 기르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오늘 토론 중간에 논지가 엉뚱한 쪽으로 흘러 아쉬었다고 말하며 마지막까지 토론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 글로벌 교육역량 강화.. 학교의 노력 =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학교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고려대는 우선 글로벌 교육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2010년 현재 고려대는 세계 74개국 700개 이상의 기관들과 협정을 체결, 교류 중에 있고 지난 1학기에만 550명의 본교 학생을 해외로 파견했다. 아울러 337명의 외국인 학생을 유치했으며, 130여명의 외국인 전임교원이 본교에서 연구하고 있다.
고려대는 전체 강의의 40%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고 공대는 60%, 경영대는 무려 70% 이상을 영어로 강의한다. 신임 교수진들은 영어강의가 의무다. 고려대 관계자는 "학생 파견과 외국인 학생 유치, 영어 강의 비율 등 지표상의 국제화는 충분히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지표 중심 국제화를 Version 1.0으로 규정하고 올해를 기점으로 '국제화 Version 2.0 프로젝트'를 가동해 국제화 프로그램의 틀을 새로이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연도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 9월6일부터 8일까지 영국의 인문학 대가 테리 이글턴 초청 인문학 강좌를 개최했고 같은달 2일에는 세계적인 미디어 석학인 제이 데이비드 볼터 미국 조지아공대 교수를 초청해 공개 강연을 열었다. 지난 7월과 8월에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조지 스미스 박사와 여성 최초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엘리노어 오스트롬 교수의 특별 강연이 열리기도 했다. 이들 행사는 모두 수백명의 학생들이 몰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치러졌다.
고려대는 50%에 육박하는 장학금 지급률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교내와 교외 장학금을 더한 고려대의 장학금 수혜율은 46.3%였고 학생 1인당 장학금은 204만원(연간)에 이르렀다. 지난 9월6일 고려대에서는 교우회가 재학생 254명에게 2010학년도 2학기 장학금 10억여원을 지급하고 석림회(고려대 교수들의 장학회)가 49명의 재학생에게 1억160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하는 행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280만권이 넘는 소장 자료와 19만건 이상의 디지털 컨텐츠를 보유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고려대 도서관은 지난 8월말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는 '2010년도 전국대학도서관대회'에서 최우수 대학도서관으로 선정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고려대 사회봉사단을 출범시킨 이기수 총장은 "나눔 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직접 해비타트 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학생들을 봉사정신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지도자 정신을 가진 인재로 키워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결국 단순한 배움에 그치지 않고 공부한 만큼 다른 사람들과 나눌 줄도 알아야 한다는 철학이다.
김도형 기자 kuerten@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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