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두산 마무리 정재훈이 준 플레이오프 2패 수모를 씻고 과거 소방수의 위용을 되찾았다.
정재훈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 플레이오프 4차전 팀이 3-2로 앞선 7회 2사 만루 위기서 등판해 과거 소방관의 위용을 그대로 드러냈다. 1, 2차전 패전의 부진을 씻어내는 투구로 두산의 승리를 굳게 지켜냈다.
정재훈은 팀이 3-2로 근소하게 앞선 7회 2사 만루 팀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은 물론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는 위기. 정재훈은 이날 멀티히트로 물오른 타격감을 보인 김주찬을 상대로 유격수 앞 땅볼을 이끌어내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8회 다시 오른 마운드서 그는 또 한 번 고비를 맞았다. 선두 타자 정보명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했으나 조성환에게 바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내줬다.
다음 타자는 준 플레이오프 2차전 연장 10회서 자신에게 3점 홈런을 빼앗아간 이대호. 그는 철저하게 바깥쪽으로 승부했다. 그 결과는 성공이었다. 볼카운트를 2-1에서 이대호의 밀어친 타구는 그대로 우익수 임재철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정재훈은 다음 타자 홍성흔을 3루수 땅볼 아웃으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9회 두산 타선은 정수빈의 3점 홈런 등으로 8득점하며 정재훈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1-2로 벌어진 점수. 하지만 너무 과했던 탓일까. 그는 다소 집중력을 잃은 모습을 보이며 2실점을 허용했다.
경기 뒤 정재훈은 “1, 2차전에서 구위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결정적인 홈런을 맞아 아쉬웠다”며 “기회가 오면 팀 승리에 꼭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 번의 패전의 멍에를 썼을 때만 해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동료들에게는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최근 근황을 설명했다.
그는 다시 만난 이대호와의 대결에 대해서도 함께 떠올렸다. 정재훈은 “제구 덜 된 포크볼이 홈런으로 연결된 경험이 있어 이번 승부서는 잘 통하는 변화구로 던졌다”고 밝혔다. 이어 “포수 용덕한의 주문대로 던진 것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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