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두산 우완 임태훈이 준 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다시 서는 그라운드.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두 가지 당면 과제가 있다. 두산은 한 번 더 패할 경우 가을야구 레이스에서 이탈하게 된다. 팀의 운명을 고스란히 떠안은 셈이다.
사실 4차전 선발은 예측을 뛰어넘은 발탁이다. 임태훈의 당초 임무는 이용찬이 빠진 마무리. 하지만 시즌 후반부터 선발을 접고 이에 맞게 길들여졌다.
하지만 내딛은 가을야구 첫 발은 삐끗했다. 5-6으로 끌려가던 준 플레이오프 1차전 9회 마운드에 올라 한 타자도 잡지 못했다. 4실점(3자책)하며 고개를 숙였다. 부진은 제구력 탓이 컸다. 볼넷 남발에 이은 실책으로 한순간 무너져버렸다.
임태훈은 “언제 마운드에 설 지 몰라 긴장이 풀려 그랬던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앞선 고창성과 정재훈의 등판 때마다 내가 나설 줄 알았다”며 “긴장을 조이고 푸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힘이 풀렸다”고 밝혔다. 이어 “전적으로 내 잘못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시 서는 마운드는 명예회복의 기회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선발 예고서 그를 지칭하며 “많은 이닝을 책임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 시즌 성적표는 9승 11패 평균자책점 5.30. 롯데와 맞대결에선 1승 3패 평균자책점 6.43이었다. 2일 임태훈은 “허리 통증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점인 특유 배짱 투구로 역투도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는 평가다.
임태훈은 “1차전 부진 뒤 솔직히 ‘자격 정지’를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다시 얻은 기회에서 마음을 편안하게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임태훈이 1차전 불안요소를 씻고 벼랑 끝에 몰린 두산에 준 플레이오프를 5차전을 선물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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