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내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한다. 정신력이 나약해져 있다"(박지성)
"부진 시인한 박지성, 그의 정직함이 존경스럽다. 박수를 보낸다."(맨유 홈피)
'산소탱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피하지 않았다.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현지 언론의 혹평과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했다.
박지성은 9월30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와 2010-2011 유럽챔피언스리그(UEFA) 조별리그 2차전(1-0 승)에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활약했지만 날카롭지 못한 공격력에 자주 볼을 뺏기는 모습 등으로 현지 언론의 혹평을 받았다.
특히 경기도중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에게 크게 호통치는 모습이 비쳐지자 영국 언론은 "퍼거슨 감독에게 혼나고서도 후반전 교체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박지성은 이 때문에 경기 후 언론들의 인터뷰 공세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부진과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는 정공법으로 눈길을 모았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 내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왜 경기력이 좋지 않은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아마 이번 시즌 준비가 잘 안된 것같다. 정신적으로 약해져있다. 하지만 어떻게 대처하는 지 알고 있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다"며 가슴 속에 담아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그러자 '더 선', '텔레그라프' 등 영국 현지 언론들은 박지성의 멘트를 일제히 보도하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웬만한 스타급 선수들이 자신들의 부진을 인정하지 않거나 다른 원인으로 돌리는 데 반해 박지성이 자신의 실력에 모든 원인이 있음을 시인하면서 적잖이 놀란 눈치다.
맨유 홈페이지는 박지성의 이같은 답변에 '존경스러움'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맨유는 '투데이 앳 올드트래포드'(Today at Old Trafford) 코너에 '박지성의 정직함에 박수를 보낸다'는 제목으로 "축구선수들은 종종 습관적인 표현으로 부진의 원인을 다른 원인으로 돌리곤 한다. 하지만 박지성의 신선하리만치 정직한 인터뷰에 큰 존경심마저 느낀다"고 했다.
솔직한 인터뷰로 현지 언론과 팬들의 마음을 움직인 박지성. 이제 남은 건 그라운드 위 실력으로 그들의 질타를 환호로 바꾸는 일이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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