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아니 양배추도 한통에 만원 넘은지가 언제인데..."
배추 가격 폭등으로 유례 없는 '김치 파동'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먹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청와대는 30일 이명박 대통령이 "배추가 비싸니 내 식탁에는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최근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마트를 다녀온 뒤 한포기에 1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놀란 뒤 나온 발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내용이 기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인터넷게시판 등에는 현실 물가를 반영하지 못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는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통령과 영부인이 마트에 가서 배추 가격만 보고 정작 양배추 가격은 확인을 못했나보다"며 "주부들이 그걸 몰라 지금 배추김치 타령을 하고 있겠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부분의 잎채소 가격이 올랐는데 배추가 비싸다고 상추로 겉절이를 하고 양배추로 김치를 담글 수는 없지 않냐"며 "배추 한 포기 분량이라면 보통 양배추는 2~3통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도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30대 남성 전 모 씨는 "원래 양배추 김치는 배추 가격이 비쌀 때 군대에서 자주 나오는 반찬인데, 요즘은 양배추도 비싸 며칠째 깍두기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에서 치킨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가게의 주 메뉴가 '파닭'인데 대파 값이 연초보다 3배는 비싸 차라리 주문을 받지 않고 싶은 심정"이라며 "양배추를 잘게 썬 샐러드는 물론 치킨무도 서비스로 더 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현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배추는 한포기 9900원, 양배추는 한통에 9590~1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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