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한 포기당 최고 1만5000원까지 치솟는 등 추석 전보다 두 배 가량이나 올랐다. 배추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서민들은 김치도 맘대로 담가 먹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쪼들리는 서민들에게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더구나 10월 말에 나오게 될 가을배추도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량이 달릴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배추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큰 것이다. 덩달아 김장 재료인 무와 대파 등도 추석 때에 비해 값이 20~30% 정도나 오르고 있어 김장 파동을 우려하는소리가 커지고 있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배추값이 뛰는 것은 좋지않은 기상조건으로 작황이 나쁜 때문이다. 봄철 이상저온 현상에 여름철 폭염, 이달 초 태풍 곤파스가 겹치면서 전국 배추 재배면적의 15% 정도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특히 강원도 고랭지 채소의 경우 고온다습한 기후로 속이 녹아내리는 ‘꿀통병’이 퍼지면서 수확량이 지난해의 40% 정도로 격감했다고 한다.
김장 파동이 없도록 더 이상의 배추값 폭등을 막아야 한다. 정부는 다음 달 중순께 평야지대에서 재배된 배추가 나오기 시작하면 다소 진정될 것이라고 하지만 작황을 장담할 수 없다. 우선 당장은 중국 등에서 긴급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간 유통상들이 담합이나 매점매석으로 폭리를 취하는 일은 없는지도 철저히 점검해 볼 일이다.
장기적으로는 잦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상이변은 이제 더 이상 갑작스러운 변수가 아니다. 미리 대비해야할 예견된 재해라는 얘기다. 이상 기후를 견뎌낼 품종을 개발하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저장능력을 확충하는 등 보다 근원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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