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 “부동산 시장이 워낙 얼어붙다 보니 요즘에는 매매를 포기하고 월세를 놔 이자비용이라도 충당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에 몰아친 전세난은 이유가 있었다. 계약이 끝난 전세매물들이 속속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에 전세난이 몰아친 것이다. 절반으로 줄어든 입주물량과 가을이사철이 맞물리면서 전세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수원 매산동 소재 한 오피스텔 33㎡원룸은 최근까지 3000만원 전세였지만 보증금 500만원, 월30만원에 월세로 전환됐다.
M공인 관계자는 “전세매물이 없다. 전셋값이 수천만원 올랐어도 나오는 즉시 계약이 이뤄진다”며 “특히 오피스텔들은 전세에서 월세로 바꾸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수원 매탄동 85㎡아파트도 전세보증금이 1억원이었지만 최근 보증금 4000만원, 월 50만원에 월세로 바꼈다.
수원시 인계동에 사는 김모(41)씨는 “매달 40만원씩 지출해야 하는 월세가 부담스러워 5000만원 이하의 전셋방을 구하려는데 몇 개월째 매물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개업소에 예약을 해놨는데도 전화가 오지 않는다”며 “중개업소에 있는 대부분 매물은 월세”라고 설명했다.
용인지역도 ‘입주폭탄’으로 집값이 급락하고 빈집이 수두룩했던 몇 달 전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용인 신봉동 124㎡ 전셋값은 한달전만해도 1억8000만원이었지만 9월말 현재 4000만원 오른 2억2000만원으로 뛰었다.
이 때문에 상반기 불었던 ‘빈집대란’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신규입주아파트는 전세물량이 나오고 있지만 3년이상 된 아파트 전세는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 월세 전환사례까지 겹치면서 전세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D공인 관계자는 “입주대란을 겪었던 신봉동, 성복동 지역은 이자비용이라도 충당하려는 집주인들이 월세를 놓고 있다”며 “수지쪽에서는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용인 상현동의 102㎡아파트도 1억5000만원 전세였으나 최근 보증금 5000만원에서 월 50만원의 월세로 전환됐다.
남양주시에서도 전세 매물에만 수요자가 몰리면서 최근에는 전세를 월세로 돌려 물건으로 내놓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보증금은 층과 향에 따라 2000만~3000만원선으로 차이가 있지만 임대료는 월 70만원선으로 비슷하다.
남양주 호평마을한라비발디 79㎡형의 매매 시세는 2억1000만원선인데 전셋값은 1억1000만원까지 올랐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10월 수도권 입주 물량은 7950가구로 전월대비 50%가 줄었으며, 전년 동기보다는 55%나 줄었다”며 “여기에 월세 전환사례가 늘고 있어 전세대란은 내년 봄 이사철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수 기자 k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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