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가즈코리아, 발레니우스워터, 도토루 등 외국 기업들 투자 포기 속출, 투자 부풀리기도 한 몫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남도가 민선 4기의 투자유치에 2560개 업체, 40조5591억원을 기록했다고 홍보해온 가운데 외국기업들의 투자포기가 잇달아 ‘실적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남도가 최근 도의회에 낸 자료에 따르면 민선 4기 때 도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주고 받은 39개 외국업체 중 타가즈코리아, 발레니우스워터, 도토루 등 3곳이 자금난 으로 투자를 포기했다. 이들 기업의 투자예상금액은 6억9000만 달러다.
투자를 취소한 기업 중 가장 크게 투자를 약속한 기업은 러시아 도인베스트(DI)그룹의 타가즈코리아. 타가즈코리아는 보령시 관창산단에 6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며 2008년 10월 착공식 후 자금부족과 기술도용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으며 투자를 접었다.
스웨덴 기업 발레니우스워터는 2011년까지 아산시 둔포면 아산테크노밸리 1만㎡의 터에 3000만 달러를 들여 ‘대용량 살균정수기’ 생산공장을 세울 계획이었다.
충남도는 2012년부터 한해 4만대를 만들어 연 3억 달러(수출액 2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투자를 원했던 아산테크노밸리가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정부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백지화 됐다.
또 세계적 커피프랜차이즈회사인 일본의 도토루사도 지난 3월 투자유치양해각서를 주고 받으면서 아산테크노밸리에 1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인화 당시 충남도지사 권한대행은 “도토루사는 신규고용 60명, 매출 800억원과 일본, 중국 등 동남아시아의 수출 200억원 효과로 지역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토루사도 아산테크노밸리가 외투지역으로 지정이 안 되면서 발길을 돌렸다.
충남도는 지난 4월 지자체론 처음 해외투자유치 모범사례로 뽑혀 정부위기관리대책회의에 참석하는 등 외국기업의 충남 유치를 위해 많이 노력해왔다.
하지만 3개 회사의 투자포기는 유치할 시·군 입장, 인·허가과정 등 투자를 약속한 기업의 지원과 후속관리가 부족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기에 충남도의 투자유치 부풀리기도 기업의 투자포기에 한 몫했다.
지난해 이완구 전 도지사 시절 충남도는 현대오일뱅크의 외자유치 규모가 12억 달러에 이른다며 대대적인 치적홍보에 나섰다. 이 전 지사는 일본서 일본주재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를 자청, “12억 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는 올들어 국내 최고 수준이며 코스모석유가 해외투자한 것도 처음”이라며 “일본의 대표적 기업인 코스모석유의 대규모 투자결정은 충남은 물론 한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하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스모석유와 현대오일뱅크가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을 두고 충남도가 외자유치실적을 홍보키 위해 내용을 부풀린 것이다.
이런 내용들이 알려지자 지난 6월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사실관계 확인까지 나서기도 했다.
이렇듯 충남도의 외자유치 실적이 전국적 쟁점이 된 뒷면엔 실적부풀리기와 무분별한 외국기업 끌어오기가 한 몫한 것이란 자성의 소리가 높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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