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17세 이하 여자 축구 대표팀이 120분 연장 혈투 끝에 나이지리아를 꺾고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첫 4강 진출의 쾌거를 일궜다. '제2의 지소연' 여민지(함안대산고)는 혼자서 4골(1도움)을 폭발했다. 역대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FIFA 주관대회 한 경기 개인 최다골 기록이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U-17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오전 트리니다드 토바고 마라벨라의 맨니 램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회 8강전에서 전후반 90분을 4-4로 마친 뒤 연장 전반 4분 김아름(포항여전자고)의 결승골과 4분 뒤 헤딩 쐐기골로 해트트릭(4골)을 기록한 여민지의 대활약을 앞세워 나이지리아에 6-5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지난 2008년 대회에서 8강이 최고 성적이었던 한국은 사상 첫 4강 진출을 일궈내 U-20 대표팀의 '언니'들이 일궈낸 '4강 신화'를 재현했다.
한국은 18일 치러지는 스페인-브라질의 8강전 승자와 오는 22일 새벽 5시 아리마의 래리 곰즈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다툰다.
여민지-주수진(현대정과고) 투톱을 앞세운 한국은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경기 시작 3분 만에 두 골이나 내주며 힘겨운 경기를 자초했다.
순식간에 두 골을 뺏긴 한국은 침착하게 전열을 재정비했고 전반 5분 여민지의중거리포를 시작으로 반격의 물꼬를 텄다.
마침내 전반 14분 첫 번째 결실을 봤다. 장슬기가 왼쪽 후방에서 시도한 전진 패스를 여민지가 받아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하자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이금민(현대정과고)이 추격골을 만들었다. 이어 전반 23분 여민지가 상대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쇄도한 뒤 문전에서 넘어지며 오른발로 방향을 바꿔 기막힌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어 두 골 씩 주고받으며 정규시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한국은 연장 전반 4분 빠른 역습에 나선 김아름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재역전골을 터트렸고, 연장 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여민지가 강력한 헤딩슛으로 쐐기포를 꽂았다.
한국은 연장 전반 13분 아일라에게 추격골을 내주며 긴장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흐뜨리지 않고 경기를 지배해 사상 4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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