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신한 WAY 상처' 혼란 불가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1초

신한은행, 신상훈 지주 사장 고소 파장은
후계다툼說..극단적 대립은 피할 듯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박현준 기자] 신한은행의 배경 설명과는 관계없이 은행권에서는 신한금융그룹 내 후계 구도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이번 사건의 촉발 계기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05년에도 그룹 2인자였던 최영휘 사장을 전격 경질한 바 있다. 지금과 다른 것은 당시에는 전격적으로 이사회를 열어 최 사장을 해임하고 신속하게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번 일로 신한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로 '신한 WAY''를 강조하던 신한금융의 자부심에도 상처를 입게 됐다. 은행 등 신한금융 직원들의 동요는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2일 오후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 고소 사실이 알려지고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오랫동안 쌓아온 은행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탄식했다.

고소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신한 본점과 지점에는 주주들과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이날 신한지주 주가도 전날보다 2250원(4.87%) 급락한 4만3950원을 종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3일 오전 장에서도 약세로 출발한 주가는 12시 현재 700원(1.59%) 빠진 4만3250원으로 하락했다.


◇극한 대립 가능성 적어..원로그룹 복귀 수습할 수도=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외부 반응에 대한 일사분란한 대응을 위해 신한도 내부 단속에 나섰다.


신한은 2일 오후 신한카드 사무실로 계열사 사장들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었으며 은행 측은 오후 늦게 본점 부장과 서울지역 지점장들을 본점 대강당에 소집해 경위와 배경을 설명했다. 지방 소재 지점장들도 각 지역 본부로 집결시켜 화상회의로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내부단속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간의 예상대로 후계 다툼이라 하더라도 양쪽 모두 신한 조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당장 사태가 극단적인 대립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적다. 신 사장과 측근들도 이 같은 이유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검토했다가 보류했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신 사장이 해임되면 과거 신 사장과 경쟁했던 원로그룹들이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신뢰를 먹고사는 금융조직의 안정을 위해서 취해질 수 있는 조치다.


원로그룹 중에서는 홍성균 신한카드 부회장과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 이동걸 전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을 꼽을 수 있다. 1974년 서울신탁은행에서 출발한 홍 부회장은 지난 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2007년부터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1971년 서울신탁은행에 입행한 한동우 전 부회장 역시 창립멤버다.


2005년 최영휘 사장 경질 이후 당시 부회장으로 물러 앉아 있던 이인호 신한은행 고문이 신한금융 대표이사 사장에 복귀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 내부선 '차도살인'..내키지 않아=신한은행의 신 사장 고소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접수, 이르면 3일 사건이 배당될 예정이다.


지금으로서는 형사부에 배당될 가능성이 높지만 금융조세조사부 배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디에 배당되느냐에 따라 조사 강도는 달라진다. 금융관련 인력과 노하우가 풍부한 금융조세조사부에 배당될 경우 이번 고소 사건에 대해 연관된 사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밀도있는 수사가 예상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썩 내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이 손자병법 36계에 나오는 차도살인(借刀殺人)에 비유되기도 한다. 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이번 사건은 36계에 나오는 차도살인으로 다른 사람(검찰)의 칼을 빌려 적(신 사장)을 치는 것"이라며 신한의 내분을 검찰의 칼을 이용해 해결하려 한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검사는 "검찰 수사보다 언론이 먼저 앞서서 사실을 파악하는 수사이기 때문에 잘 해도 보통이고 못하면 욕 먹는 수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박현준 기자 hjunpar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