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이틀째 상승..지수 상승 지속위해선 IT 반등 절실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지난 새벽 뉴욕 증시는 급등 이후 고조되는 차익실현 욕구와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 둔 시점에서 나타날만한 경계감을 이겨내고 상승세로 마감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틀 연속 상승세만으로 추세 전환을 논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불안한 상승세라고는 하지만 지난달에 비해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뉴욕 증시 상승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이틀째 큰폭으로 올랐다는 소식은 국내 증시가 가장 반길만한 소식으로 꼽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4월26일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저점이 낮아졌다.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에 따른 PC를 비롯한 IT 기기 수요 감소 우려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IT업종도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가 본격적으로 거론됐던 지난 5월부터 시장수익률을 하회하기 시작했다. 전날 IT업종이 뉴욕 증시 급등 소식에 힘입어 반등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외국인은 여전히 현금 비중을 높이고 있다.
최근 화학 업종이 선전하며 지수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IT업종이 코스피 시장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생각한다면 지수 추가 상승은 IT업종 반등 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날 기관이 IT업종에 대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LG디스플레이(615억원 순매수)와 하이닉스(327억원), 삼성전기(252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하지만 전저점 부근까지 내려온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오로지 개인만 전날 492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삼성전자 반등을 이끌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선진국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추가적인 점검이 불가피하다"며 "비록 최근 대형 IT 및 자동차주의 하락세가 고유한 성장성 매력에 비해 과도한 감은 없지 않으나 중기적인 안목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IT업종을 바라보는 관점이 보수적인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반등 기미는 국내 IT업체에 대한 기대감 확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가장 눈여겨 보고있는 고용지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이끌 수 있는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2분기 노동생산성(잠정치)이 대폭 하향 조정된 것은 기업이 생산 감소에도 더 이상 인력 축소에 나서기 어려울 정도로 타이트한 인력 여건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재 애널리스트는 "2분기 생산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노동투입시간은 큰 폭 확대됐다"며 "이는 미 기업이 생산 확대를 위해 기존 인력의 노동생산성 확대로 대처하는데 한계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어 "최근 수개월간 미 경제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감원계획이 사상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미 기업이 더 이상 감원할 여지가 거의 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이익여건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고용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고용 여건 개선으로 미국내 소비 심리가 살아날 경우 IT업종부터 큰 폭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만하다.
박형수 기자 park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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