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9월 첫날 급등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가 2일 추가 상승했다. 초반 흐름은 혼조였지만 급등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낸듯 막판 완연한 상승세를 보이며 뒷심을 발휘했다.
이날 공개된 지표가 대체로 호조를 보이면서 뉴욕증시의 추가 상승을 뒷받침해줬다. 공장주문 증가율이 예상에 못 미쳤다는 것 외에는 대체로 호재 일색이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추가로 감소했고 미결주택매매는 예상 외의 증가를 기록했다. 소매업체들의 지난달 매출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관건은 결국 3일 공개될 8월 노동부 고용지표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 클라인탑 수석 투자전략가는 고용지표가 어떻게 나오든 증시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지표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에는 당연한 악재이고 민간 고용이 기대만큼 증가해도 증시 랠리를 보장해주지는 못 한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월가 예상치대로 고용이 증가해도 경기 회복을 보장해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며 고용지표가 기대 이상일 경우에는 오히려 정부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악재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주말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적극적인 부양 의지를 밝힌 후 시장이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준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분명 증시 상승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잭슨홀 회의 이후 증시는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즉 지표가 나쁠 경우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겠지라는 기대감이 작용해 악재가 희석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끔찍한 고용지표가 오히려 시장이 원하는 바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1998년 이후 고용지표와 증시의 등락을 조사해본 결과 가장 서프라이즈했던 열 번의 고용지표가 발표됐을 때 S&P500 지수는 오히려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때 S&P500 지수는 초반 상승을 보이지만 종가는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반면 월가 기대치에서 크게 벗어났던 최악의 고용지표가 발표됐던 열 번 중 아홉 차례나 S&P500 지수가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상승률도 1.4%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지표가 대표적인 후행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고용지표는 오히려 경기 바닥에 대한 기대감을 줄 수도 있다. 곧 최악의 고용지표에 대해 곧 시장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는 셈.
어쨋든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극심한 변덕스러움을 보여왔고 때문에 고용지표의 기대치 충족 여부와 상관없이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 불허의 상황이 되고 있다. 어쩌면 변덕스러움을 보이던 뉴욕증시가 고용지표 발표 직전 이틀간 많이 올랐다는 점 자체가 부담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지난 네 번의 고용지표가 발표되던 날 S&P500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평균 하락률은 1.5%에 달했다. 특히 5월 고용지표가 발표되던 6월4일 3.44% 급락했던 영향이 컸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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