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2시30분 현재 6언더파 선두 질주, 티 샷과 아이언 샷, 퍼팅까지 '3박자' 조화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ㆍ사진)가 달라졌다.
우즈는 26일 밤(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파라머스 리지우드골프장(파71ㆍ7319야드)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페덱스컵, 이른바 '플레이오프' 1차전인 더바클레이스(총상금 750만 달러) 첫날 무려 6언더파를 몰아치는 위력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불과 이틀 전인 24일 공식 이혼 발표로 '섹스 스캔들'이 결국 가정파탄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예상 밖의 결과다.
우즈는 더욱이 올 시즌 9개 대회에 출전해 프로 데뷔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무관'으로 전락하는 부진 끝에 이번 대회 역시 포인트 랭킹 112위로 가까스로 출전권을 따내 새벽잠을 설치며 첫 조로 경기를 치르는 등 자존심까지 구겼다. PGA투어닷컴(www.pgatour.com)은 우즈를 아예 우승후보 10위권 이내에도 올려놓지 않았다.
우즈는 그러나 이날 작심한 듯 초반부터 '버디사냥'에 나서 1, 3, 5, 7번홀 등 전반에만 4개의 '징검다리 버디'를 솎아냈다. 후반 12번홀(파4)에서는 두번째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들어가며 첫 보기를 범했지만 다음 홀인 13, 14번홀의 연속버디로 눈부신 '바운스백' 능력을 과시했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무려 306야드의 장거리포까지 선보이며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다.
무엇보다 좌우로 날아다니던 드라이브 샷의 페어웨이안착률이 93%에 달할 정도로 정교했고,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도 83%로 매 홀 그린을 명중시켰다. 27개의 퍼팅으로 물론 그린에서도 호조를 보였다.
마치 그동안 '황제의 샷'을 숨겨둔 듯한 플레이였다. 하루 전 프로암 경기를 마치고 "티 샷의 정확도가 중요하다"면서 "우승하면 모든 게 다 달라질 것"이라던 우즈의 말이 현실로 나타나는 분위기다.
우즈의 6언더파는 지난 7월19일 브리티시오픈 1라운드에서 67타를 친 이래 12번째 라운드만의 60타대 타수이자 올 시즌 최저타이다. 대다수 선수들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오전 12시30분 현재 당당하게 1타 차 선두다. 전반 9개 홀에서만 7언더파를 몰아치는 괴력을 선보인 라이언 파머(미국)가 10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5언더파로 주저앉아 공동 2위 그룹을 지휘하고 있다.
페덱스컵은 이번 대회에서 100명이 추려져 2차전인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 다시 70명이 3차전인 BMW챔피언십에, 마지막으로 30명만이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 나가는 녹다운 방식으로 치러진다. 매 대회 750만 달러의 총상금이 걸려있고, 페덱스컵 우승자는 무려 1000만 달러의 천문학적인 보너스까지 받을 수 있다. 우즈가 바로 2007년과 지난해 '페덱스컵 챔프'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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