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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형' 오윤환PD "오늘은 쟤네들이 뭔 쇼를 하려나.."(인터뷰)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TV를 보던 남편이 갑자기 박장대소하며 배를 잡고 구른다. 트위터로 연결된 이들이 "그거 봤냐"며 난리다. 도대체 뭔가 싶어 일요일 저녁 TV를 켰다.


뜨거운 형제들? 아바타 소개팅? 일단 멤버들은 그닥 새롭지 않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늘상 보던 얼굴들과 신선한 몇몇의 조합. 지시를 내리는 것도 MT 때 게임 벌칙으로 했던 일명 '왕놀이'. 그런데 이거 이거, 묘한 매력이 있다. 머리로는 분명 유치해 죽겠는데, 저항할 수 없는 웃음이 터져나온다. '너를 보면 그냥 나는 웃긴다'는 어떤 노래의 가사처럼 '그냥' 웃다 보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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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뻔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다시 화제의 중심에 올려놓은 새 코너 '뜨거운 형제들'. '뜨형'이라 줄여 말하고, 누군가는 '뜨는 형제들'의 줄임말이 아니냐고 묻는다. 사실 오합지졸같이 보였던 이 형제들이 정말로 뜨긴 떴다.

탁재훈ㆍ김구라ㆍ박명수 등 '예능 국가대표' 3인방에다 '상비군' 박휘순, 그리고 한상진ㆍ이기광ㆍ사이먼디의 능글맞은 '예능 신인'들이 제대로 한 건 터뜨렸다. 아무래도 프로그램을 만든 PD를 한번 만나 물어 봐야겠다. 왜 이리 대책없이 웃긴 프로그램을 만들었냐고.


매우 월요일 녹화를 마치고 한참 편집 중이어야 할 '뜨거운 형제들'의 오윤환 PD를 만났다. 2002년 MBC에 입사해 예능으로만 한우물을 파고 있는, 그 역시 예능 선수다.

MBC '황금어장' 1회부터 조연출로 제작에 참여했고 2008년 '무릎팍도사'를 통해 입봉했다. '무릎팍도사'의 트레이드마크인 '무릎팍 산' 그래픽, 디기딩딩~ 하는 효과음과 함께 '액션!' 하고 나오는 출연자의 멘트 편집 등이 그가 만든 작품이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환희-화요비 커플과 전진-이시영 커플 편을 연출했다. 하지만 '일밤'으로 넘어오면서 그의 표현을 빌자면 "쭉쭉 말아먹었다". '대망'과 '오빠밴드'가 그의 전작. '뜨형'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을까.



"아직 시청률은 만족할 만큼은 아니에요. 계속 오르다가 8~9%에서 주춤하고 있으니까. 기획은 올 초부터 했죠. 우리 흔히 게임 때 벌칙으로 했던 '왕놀이' '선후배 놀이'를 생각했고 마침 영화 '아바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서 두가지를 결합해 봤어요. 선배들도, 회사에서도 재밌겠다며 처음부터 분위기 좋았죠."


탁재훈, 박명수, 김구라는 녹슬지 않은 저력을 입증했다. 오PD 역시 "가만히 놔둬도 공격적인 사람들이니까 프로그램 성격에 딱 맞아 신경도 안쓴다"고 했다. 그런데 한상진, 이기광, 사이먼디가 기대하지 않았던 예능감을 폭발하면서 프로그램은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특히 아이돌그룹 비스트의 이기광은 작은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오히려 웃음코드로 승화시켰다. 청문회 때도 사이먼디 출연료 얘기가 나왔을 때 "아니 뭘 한다고 그렇게 많이 받죠? 당치 않아요"라며 깜짝깜짝 놀랄 만한 멘트를 치고 나온다.


"물론 시키지 않은 멘트죠. 사실 아이돌이니까 키에 대해 얘기하면 싫을 법도 한데 이젠 자기가 먼저 그걸 치고 나오잖아요. 게스트가 나오면 '너 키 몇이냐'고 막 시비 걸고. 그래서 얼마 전엔 기광이한테 말했죠. '난 너무 고마운데, 넌.. 괜찮겠니?' 했더니 '에이 뭐 어때요. 키가 더 클 것도 아닌데' 하더라고요."


그는 멤버 구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친하게 지내는 힙합가수들과 슈프림팀 공연을 보러 갔다가 사이먼디를 보고 바로 매니저에게 연락했다. 다른 출연자들과도 몇 개월에 걸쳐 수차례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가능성을 엿봤다.


최근엔 소개팅녀 띄워주기 논란도 겪었다. '일반인인 것처럼 나왔는데 알고보면 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 지망생이고, 그걸 '뜨형'이 밀어준다'는 것이 주된 내용. 그는 "한번도 일반인처럼 앉힌 적이 없다. 방송지망생이면 방송지망생이라고 꼭 명시했다. 우린 아무 기획사와 연관도 없다. 그래서 해명할 것은 더더욱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솔직히 소개팅녀들이 뜰 줄은 몰랐다. 프로그램이 재미있게 나가길 바랄 뿐이었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개팅녀는 방송 및 연예지망생 들을 일주일에 3~40명 정도 인터뷰한 뒤 섭외하는 식이다.



일단 화제의 중심에 오르는 데는 성공했지만 고민도 있다. 가령 '무한도전'과 '남자의 자격'은 '도전', '1박2일'은 '여행' 등 롱런 프로그램에는 웃음 속에서도 기저를 이루는 지향점이 있는 데 반해 '뜨형'은 아직 확실한 지향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마니아 드라마'처럼 평가도 좋고 충성도 높은 시청자도 있는데 정작 성공했다고는 자신있게 말하기 어려운 위치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다.


"고민할 문제죠. 사실 순도 100% 실험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일단은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어요. 이제 석달 됐잖아요. 1년 넘게 뚝심있게 밀고 가다가 비로소 빛을 본 프로그램도 있고. 시청자에게 웃기는 걸로 서비스하겠다는 생각엔 변함없는데 가족 시간대이다 보니 좀더 생각할 부분도 있고요. 요즘 회의 때마다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뜨형'은 앞으로 '아바타 소개팅' '아바타 주식회사' 등 3~4개 포맷을 돌아가며 선보일 예정이다. '아바타 주식회사'는 아바타로 꿈을 이뤄주는 포맷이다.


"미친듯이 치고받고 하면서 웃기는 것도 좋지만 아바타를 이용해서 다른 것도 시도하고 싶어요. 가령 연예인은 화려하게 살지만 일반인들이 한 경험을 못해본 것도 많잖아요. 아바타를 통해 그들의 꿈을 이뤄주는 거죠. 이하늘 씨는 여고 교생에 대한 로망이 있었고 정재용 씨는 장사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하더라고요. 그런 걸 아바타로 이뤄주는 거죠."



그렇다면 오윤환PD의 로망은 무엇일까. 그는 언젠가 조롱과 풍자를 소재로 한 '블랙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한다.


"'새러데이 나잇 라이브'처럼 대스타를 데려다가 망가지게 하는 거 있잖아요. 가령 모범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배우 안성기 씨의 일상을 엿보는 거죠. 사실 집에서는 아이들한테 신경질도 막 내고, 혼자 욕도 하고, 자기 차보다 좋은 남의 차를 보면 몰래 긁고 도망가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거죠. 그런데 안성기 씨가 과연 섭외에 응하실까요? 하하."


그의 예능 철학은 확고하다. 100% 가상이고, 무조건 웃겨야 한다는 것. 머리로 재고 생각하고 분석하는 건 딱 질색이다.


"대본이면 어떻고 또 아니면 어떤가요. TV는 어차피 가상이고 '쇼'인데. 예능에 '리얼버라이어티'라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이 '리얼'이라는 말 때문에 시청자들이 헷갈려 해요. 그래서 드라마에선 심한 욕도 그냥 넘어가면서 예능에서 그러면 막 비난하더라고요. 드라마와 예능을 같은 스탠스에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전 'TV쇼', 이 세 글자가 가장 좋아요."


오윤환 PD가 제안하는 '뜨거운 형제들'의 관전포인트를 물었다.


"미친듯이 웃게 해드릴 수 있는 멤버들을 모아놨습니다. 짓궂긴 해도 이건 'TV쇼'에요. 저게 대본에 나온 걸까? 조작일까? 이런 생각보다는 '오늘 쟤네들이 뭔 쇼를 하려나' 하며 편하게 봐주시면 돼요. 재미있는 만화책 후루룩 보고 덮듯이 가볍게 보고 스트레스 날리셨으면 좋겠어요. 70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웃게 해드리겠습니다."




조범자 기자 anju1015@
사진 윤태희 기자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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