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신임 참모진에게 ▲도덕성 ▲세대교체 ▲소통 등 3가지 덕목을 가져줄 것을 당부함에 따라 다음주로 예정된 개각에 이같은 기준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개편후 첫 확대비서관회의에서 "공직자들도 시대적 화두인 '세대교체'에 맞추어 일해야 한다. 늙은 젊은이도 있고, 젊은 늙은이도 있다"면서 "나이를 가지고 세대교체를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필요한 것은 젊은 사고이다. 사고가 젊어야 젊은이들과 소통이 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청와대 참모진은 물론 국무총리와 부처 장관에게도 대동소이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개편에서 40대 초중반의 젊은 대통령실장과 정책실장을 기용했다. 개각에서 '세대교체'의 의미를 담은 인사를 단행할 지 가장 관심을 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세대교체 발언은 단순한 나이를 떠나 젊고 개방적인 사고와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패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면서 "내각 개편을 위한 인선작업에서도 이런 부분이 어느 정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소통능력'도 개각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비서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면서 "관계 비서관들간 협력이 잘 이루어져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가까운 사람끼리 소통이 잘 되어야 멀리 있는 소통도 잘 된다. 청와대 내부에서 비서관들끼리 소통을 많이 하고 교류를 많이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청와대 조직개편과 인적쇄신에서도 '친서민'과 함께 '소통'이 핵심 콘셉트였다. 집권전반기 종교계와 시민사회 등과의 소통 부족이 괜한 오해를 부르고, 촛불시위와 4대강사업 반대 등으로 이어졌던 만큼 정책을 추진과정에서 철저하게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친서민'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도 서민들이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등 소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도덕성'도 차기 총리·장관 검증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어떤 사람들은 2년 반이 지나면 레임덕이 있어서 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 마지막 떠나는 날까지, 마지막 시간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리적 도덕적으로도 명실공히 선진국가가 되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출범때부터 정치 자금 등의 문제에 대해 도덕적으로 깨끗하게 출발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시작이다"며 "나 자신부터 한 점 흔들림 없이 일할 것이다. 이를 통해 도덕적으로 떳떳한 정부의 전통을 세워 나가도록 하자. 비서진들도 뜻을 함께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집권초기부터 공직자의 도덕성을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정권 차원의 비리나 스캔들이 터져나오지 않았지만, 집권후반기에는 이같은 분위기가 다소 느슨해질 수 있다. 더욱이 이 대통령은 교육·토착·권력형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비리나 스캔들에 연루돼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어려운 행적을 있는 인물은 이번 개각인사에서 배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진에게 당부한 것은 공직자의 기본적인 소양으로 볼 수 있다"면서 "개각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지만 개각을 위한 인선작업에 어느 정도는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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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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