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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재테크 패러다임] 명멸하는 테마 묻지마 투자 거품 빠지면 '천국서 지옥行'

투자자웃고 울리는 테마주 따라잡기①

1987년 '만리장성 4인방'이 테마주 시초
엉뚱한 뜬소문 믿은 투자자 빋더미 낭패
실력 뒷받침 교육·여행株 꾸준한 생존력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테마주는 자본 시장 형성과 더불어 탄생해 지난 수 십 년 간 국내 투자자들과 함께 울고 웃어 왔다. 어떤이에게는 대박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이에게는 쪽박의 아픔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테마주의 시초는 무엇일까. 또 그 동안 어떤 테마주가 투자자들을 울고 울렸을까.

국내 주식시장에서 테마가 형성되기 시작한 시점은 88올림픽 전후로 여겨진다. 당시 테마는 트로이카주였다. 경제성장 및 금융자산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은행주 손해보험 등이 폭발적인 랠리를 했고 상사주, 건설주가 그 바통을 받으며 광풍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는 진정한 테마라기보다 거시경제흐름에 의한 광범위한 주식시장 호황으로 여겨진다.

테마주의 시초로 불릴만한 사건은 1987년 말 '중국 정부가 만리장성에 바람막이를 설치하기로 했다'는 다소 황당한 소문에서부터 비롯됐다.


소문의 진위와 상관없이 대한알루미늄의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공사 인부들이 신을 신발을 당시 검정고무신을 만들던 업체 태화에서 납품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태화의 주가도 치솟았다.


삼립식품 또한 만리장성테마의 수혜자였다. 중국 인부들의 간식으로 삼립식품에서 호빵을 납품한다는 루머가 퍼진 것. 여기에 인부들이 호빵을 먹다가 체할 때 먹는 소화제로 훼스탈이 공급된다는 소문까지 가세하면서 한독약품이 급등, 대한알루미늄과 태화, 삼립식품, 한독약품은 '만리장성 4인방'이란 테마주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루머가 사그라들면서 주가가 거품처럼 가라앉은 것은 물론이다.


지금생각하면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지만 테마주의 일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지금 투자자들이 솔깃해 하는 첨단기술과 관련된 테마도 미래 관점에서 봤을 때 실소가 터지는 에피소드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후 10여년을 지나 1997년에 등장한 냉각캔 테마도 뜨겁게 증시를 달궜다. 캔을 따기만 하면 차갑게 달궈진다는 신기술의 등장에 증시는 환호했고 해당기업인 군자산업(현 윌비스)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 또한 예고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테마주 전성기는 미국의 닷컴버블과 더불어 1999년부터 2000년 무렵 찾아왔다. '~닷컴', '~테크', '디지틀~'라는 이름만 걸고 나오면 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IT 투자 열풍은 물불을 가리지 않았고, 이는 '묻지마 투자'로까지 이어졌다.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인터넷전화를 내세운 새롬기술. 새롬기술은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이 30만원대에 육박하는 기염을 통하며 스타급 벤처기업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이후 미국 닷컴 신화의 붕괴와 더불어 실적악화, 불투명한 사업 전망 등 실체가 드러나면서 거품이 빠지는 과정을 겪었다.


또 한번 시장에 테마주 광풍이 불어 닥친 것은 2005년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연구성과를 발표하면서다. 여러 기업이 앞다퉈 '~바이오'라는 이름을 걸고 줄기세포 수혜주임을 자처했다. 중앙바이오와 메디포스트 등의 기업들이 급등했다. 그러나 황우석 교수의 연구성과가 거짓임이 밝혀지면서 폭락의 길을 피할 수 없었다.


간혹 테마주 열풍에는 '잔인한' 면모가 있다. 남의 불행 혹은 사회적 비극도 곧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9.11테러 이후 크게 올랐던 전쟁테마주는 지금도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들썩인다. 사스, 신종플루, 조류독감 등 전염병이 돌때마다 관련주가 올랐고 이 과정에서 돈방석에 앉는 투자자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심지어 연쇄 살인 사건 등 강력범죄 조차 보안업체들에게는 호재가 된다.


'묻지마 투자'로 쉽게 이어지는 테마주로 엔터 관련주를 빼놓을 수 없다. 주로 장외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우회상장을 하고 이 과정에서 연예인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패턴이다.


연예인 테마에 불을 지핀 팬텀의 경우 2005년 당시 2000원이던 주가가 반년만에 11만원까지 폭등하는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주가조작 판결이 나면서 시세차익에 대한 환수조치가 내려졌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이 과정에서 큰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이후 장동건 이영애부터 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타들이 주식 시장에 자의건 타의건 등장하며 투자자의 이목을 끌었다.


재벌이 손대는 주식을 의미하는 재벌테마주도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후 관련 재벌들이 횡령에 연루되는 등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켜 사회적 물의로 확산되는안타까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자전거, 4대강, 대운하 등 정책적 관련성을 띈 테마가 주류를 이뤘다. 스마트그리드, 자원개발, 대체에너지 등 미래기술과 관련된 테마주는 지금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적이 뒷받침된 기업들은 테마주 열풍이 지난 뒤에도 살아남아 꾸준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인터넷주, 여행주, 교육주 등이 실적으로 살아남은 대표적인 테마주다. 이 가운데 일부는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위기를 겪은 뒤 다시 재기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들을 거쳤다.


강미현 기자 grob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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