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페셜리스트 중개인 시장조성자 역할 톡톡
영국 외국기업 전용시장 英 금융시장 발전 주도
일본 오전·오후장 고수 130년 역사 '亞 최대규모'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제발전 상황과 투자시장 시스템은 우리나라에 비해 10여년 이상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다. 100년 이상의 주식시장의 역사 속에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짧은 주식시장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 증시 입장에서는 이들 선진 시장의 현재 주식시장 모습이 우리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 세계 3대 주식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 증시 특성을 우리나라와 간단하게 비교해 보고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미래 모습을 그려보자.
◆미국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우리나라의 주식거래시장과 다른 점은 크게 다른 점은 스페셜리스트라는 중개인 제도다. 스페셜리스트는 증시에서 특정 주식의 매매 주문을 직접 처리하는 중개인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고객의 위임을 받아 주문을 처리할 뿐만 아니라 소속 회사를 대신해 투자하기도 한다. 또 특정 증권 수요 공급의 일시적인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자기자신의 계정으로 거래하면서 시장조성자의 역할도 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자동전산매매시스템으로 주식거래를 전산화한 것과 달리 NYSE는 여전히 주식중개인이라는 전통적인 방법을 통해 특정 주식을 거래 하고 있다. 객장 속 수십 개의 모니터가 달린 거래포스트 주변에서 아우성을 치며 주식을 거래하는 중개인의 모습은 TV나 영화를 통해 자주 등장하며 월스트리트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미국 주식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가격등락제한폭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15%의 주식 가격등락제한폭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 등 여러 선진국들은 이를 두고 있지 않다. 선진국 시장이 자연스러운 가격조정 능력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평가 받는 대목이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에 가격등락제한폭이 존재하는 나라들은 대체적으로 개발도상국들로 주가 급등락을 막기 위한 장치"라며 "선진국들은 오랜시간에 걸쳐 시장이 발전해왔고 자체적인 조정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가격등락제한폭을 두고 있지 않는 나라들이 많다"고 말했다.
◆영국
영국의 대표적인 증권거래소인 런던증권거래소(LSE)는 거래량, 거래대금, 상장종목수 등 규모면에서 뉴욕, 동경과 함께 세계 3대 증권거래소로 꼽힌다. 유럽 전체 주식거래대금의 30% 규모를 차지할 정도로 유럽내 가장 대표적인 주식시장이다.
특히 지난1985년 외국기업주식 전용시장인 시악 인터내셔날(SEAQ International)의 도입으로 외국주식의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외국주식시장이 됐다. 이같은 외국주식의 대규모 거래는 영국 금융시장의 국제적인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LSE는 AIM, techMARK 등 신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설해 운영하는 노하우를 자랑한다. AIM(Alternative Investment Market)은 중소 벤처기업을 위한 주식시장이며 techMARK는 새로운 첨단기술주를 거래하는 시장이다. NYSE와 달리 LSE는 자동화된 주문주도형 주문시스템인 SETS(Stock Exchange Electronic Trading Service)를 통해 전자거래 방식으로 매매가 이뤄진다.
◆일본
미국의 NYSE, 영국의 LSE와 함께 세계 3대 증권거래소로 꼽히는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 1878년 최초로 설립된 이후 130년이 지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주식시장이다. 도쿄증권거래소의 특이한 점은 증권 거래시간이 오전장과 오후장으로 나뉜다는 점인데 오전장은 9시부터 11시까지이고 오후장은 12시30분부터 오후3시까지다. 우리 증시가 이미 십여년 전에 바꾼 오전 오후장 제도를 지금도 적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도 일본의 거래 시간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서양 선진국가의 제도 도입으로 변신을 꾀했다면 일본은 자기만의 특성을 고수중인 셈이다.
성연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각국의 증권거래 시스템상 주식 거래 시간 역시 조금씩 다르다"며 "특히 아시아 일부 국가들의 거래시간이 서양 국가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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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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