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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규 한전기술 사장 "5년후 자체기술로 美 원전시장 진출"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안승규 한국전력기술 사장은 27일 최근 국산 원전에 대해 각국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으나 해당국 정부의 재정상태 등으로 인해 성사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하면서 터키는 8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향후 30년간 100개의 원자력발전소건설 계획을 갖고 있는 미국과 중국을 공략해야 한다면서 원전수주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해 5년 후에는 자체 기술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내용의 향후 사업계획을 밝혔다. 안 사장은 우선 사업자간 협정과 정부간 협정을 마친 터키 원전 수주 가능성에 대해서는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했다. 그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면 (상업계약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공사비를 전기요금으로 받는 구조인데 아직 터키측과 얘기가 완전히 안 끝났다"고 했다. 회사측은 터키측 정부에 투자요청을 해 놓고 있으며 터키 정부가 참여해야 전기요금 징수와 요금인상에 적극 도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터키 양국은 한전과 터키 국영회사, 정부간 협정을 통해 터키 시놉원전 2기의 한국 수주를 위한 공동연구를 내달말까지하고 이르면 내년 말께 상업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총 사업비는 최대 200억달러로 예상되고 있으나 터키측은 자체 재정부담은 최소화하는 대신 사업자가 자비로 건설을 하고 이후 원전에서 나오는 전기를 판매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안 사장은 "원전건설을 요청하는 곳이 테이블에 많이 올라와 있다"면서도 "자금조달 문제로 다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재정이 충분한 곳이면 다 받아들이지만 돈이없는 곳이 요청하는 것은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 안 사장은 요르단 원전수주가 프랑스로 돌아간 것은 현지 환경문제 때문이며 필리핀의 경우도 원전을 짓고자 하지만 너무 헐값에 원전을 지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은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가 공개 매각하려는 기자재를 매입, 필리핀에 1000㎿급 한국형 원전(OPR-1000) 2기를 건설할 의향이 있다는 내용을 한국측에 전달했다. 한전은 최소한 1억달러 이상을 적정가로 책정했으나 필리핀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사장도 "워낙 가격도 낮은데다가 지진대에다 원전을 세우자고 해서, 우리 측에서 지진대가 아닌 지역에 건설하는 안을 제안 하기도 했었다"면서 "너무 현실성이 없는 가격을 제시하더라"며 사실상 성사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안 사장은 "결국 궁극적으로 미국과 중국 원전 시장에 들어가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미국은 30년내에 100개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금 미국의 원전은 수명이 40년이 넘어 교체할 때가 됐다"면서 "미국은 정부가 돈이 부족하더라도 금융기관에 지급보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우리가 기술자립이 안됐지만, 사실 기술적으로 다 만들어놨다. 다만 원전 기술은 검증기간이 필요하다"면서 "3년 뒤에 인증이 나오고, 2년 동안 필드 테스트를 거치면 사용 가능하다. 5년 이후에는 우리도 미국에 자체기술로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도 돈이 있는 시장"이라며 "중국은 현재 웨스팅하우스가 들어가 있는데, 우리도 여기서 용역을 받아 35% 가량 참여하고 있다. 일단 발은 담그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전기술은 1975년 우리나라 발전소 설계기술 자립을 위해 정부 주도로 설립돼 원자력발전소의 종합설계와 원자로계통설계의 양대 핵심부문을 모두 설계하는 회사다. 한국전력 자회사로 상장사이며 한국형 차세대 원전모델인 'APR1400'을 적용한 신고리 3,4호기와 신울진 1,2호기 설계를 진행 중이다. 'APR1400'은 이번 UAE 수출에 성공한 바로 그 한국형 원전모델이다. 최근 영문사명을 KEPCO E&C로 바꾸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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