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개권유익(開卷有益). 책을 펼쳐 읽으면 반드시 이로움이 있다는 의미의 고사다.
최고경영자(CEO)들도 책속에서 내일을 찾고, 기업의 전략을 끌어낸다. 특히 무더위에 잠시 여유를 찾는 여름 휴가 기간에도 어김없이 책을 손에 쥐고 스트레스를 달래고, 미래 사업을 구상한다.
남용 LG전자 부회장과 유석렬 삼성토탈 사장은 독서를 통해 더위를 이기고, 사업계획을 짤 것이라고 휴가 계획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주요 업종별 대표기업 30곳의 CEO들 가운데 3분의1가량은 올 여름휴가 기간 중에 개인적인 재충전 시간을 보내면서 장기적으로 회사를 이끌어 나갈 사업계획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름 CEO들은 어떤 책에서 해법을 얻을까.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은 각각 올 여름 CEO에 권장하는 도서 14권과 10권을 선정했다. 그 가운데 '마켓3.0' '정의란 무엇인가' 등 4권의 책은 두 연구소가 공통적으로 추천해 올 여름 CEO 필독서로 평가된다.
가장 주목받는 경영서적 가운데 하나는 필립 코틀러의 '마켓3.0'이다. '*.0'이라는 단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쌍방향 소통이 적극 적용된 '웹 2.0'의 등장과 대두됐다. '마켓3.0'으로 쌍방향 소통을 넘어 자기실현ㆍ사회적만족까지 고려하는 '3.0'으로 진화한 시장에서 기업들의 역할을 제시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확산되고, 사회를 생각하는 소비자가 확산되면서 시장이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해 가는데 나타날 수 있는 변화를 지적한 책으로 CEO 뿐 아니라 시대를 살아가는 지성인들에게 권장되는 책 중 하나다.
구글의 경영 방법을 풀어쓴 책들도 CEO들에게 좋은 교재가 된다. 구글이 이룬 혁신적인 발상과 창조적인 기업운영은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 직면한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삼성연구소와 현대연구원은 제파 자비스의 '구글 노믹스'와 켄 올레타의 '구글드(googled)'를 각각 추천했다. 두 권의 책은 접근하는 각도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구글의 경영철학을 담았다는 점에서 탐독해 볼만한 책으로 평가된다.
이밖에도 경영과 경제 대가들의 성공비결을 담은 이지훈의 '혼ㆍ창ㆍ통'도 더위속에 경영의 비법을 찾을 만한 도서로 꼽히며,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행동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침 히스ㆍ댄 히스의 '스위치'도 주목받는 경영관련 도서로 평가된다.
경영과 경제 문제에 직결된 책들만 CEO들의 관심을 독차지 하는 것은 아니다. 재계에서 독서광으로 잘 알려진 구자홍 LS 회장은 수시로 임원들에게 책을 선물하는데 이달에는 '마음 다스리는 법'을 전달해 더위와 격무로 지친 심신을 달랠 것을 권하기도 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인문학 지식을 함양하기위해 책을 선택한 셈이다. 각종 도서차트에서 1순위를 다투고 있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게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 공존ㆍ상생이 더욱 강조되는 시대에 정의는 무엇인지 되새길 수 있는 도서로 평가된다.
긴 삶에서 행복한 노년 생활을 얻기 위한 지혜를 그린 조지 베일런트의 '행복의 조건'도 CEO들에게 권해지는 인문학 도서 가운데 하나다.'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조선왕을 말하다'등도 무더위를 이길 수 있는 도서로 추천되고 있다.
중국 삼국시대 때 손권은 자신의 부하 여몽에게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것(수불석권ㆍ手不釋卷)을 강조했다. 책을 통해서 학식을 쌓고 병법을 익혀서 전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기에 독서를 강조한 것. 무더위에 지친 삶 속에서도 탐독을 통해 내일의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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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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