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7.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대격돌이 예상된다. 이번 재보선은 서울 은평을을 비롯, 인천 계양을, 광주 남구, 충청(천안을, 충주), 강원(원주, 태백·영월·평창·정선, 철원·화천·양구·인제) 등 영남을 제외한 전국 8곳에서 열린다. 6.2지방선거 이후 민심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미니총선이다. 여야는 13~14일 이틀간 후보등록을 마치고 15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최대 격전지 은평을, '이재오 vs 장상' 맞대결
서울 은평을은 이번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왕의남자'로 불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김대중 정부 시절 국무총리 서리를 지냈던 장상 최고위원을 대항마로 내세웠다. 은평을은 여야 모두 놓칠 수 없는 지역이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여기만 이기면 한나라당이 재보선은 다 이긴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이 때문에 여야는 당력을 총동원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오 후보는 지역발전론을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강하지만 은평을에선 '이재오 아저씨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 더 높다고 한다"면서 "보궐선거에서는 지역일꾼을 제대로 뽑느냐가 최대 관심이다. 정치적 이슈는 그렇게 먹히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명도에서 뒤지는 장상 후보는 "공천이 확정되고 나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면서 "이 후보는 정권심판론에 대해 눈을 감고 지역에만 눈을 뜨겠다고 하는데 애꾸눈 가지고는 절대 경쟁할 수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은평을 재선의 변수는 야권 후보단일화다. 민주당은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천호선 후보를 내세운 국민참여당, 이상규 전 서울시장 후보를 내세운 민주노동당, 공성경 대표를 내세운 창조한국당과의 야권연대를 논의 중이지만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재보선 판세...야당 유리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
이번 재보선은 여야가 지방선거 이후 기선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재보선 초반 판세는 일단 야당이 유리하다. 역대 재보선에서 야당이 줄곧 승리해왔다는 점과 함께 내부 권력투쟁이라는 여권발 악재의 영향 탓이다. 민주당은 이 때문에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을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규정하고 최소 5곳 이상의 승리를 노리고 있다. 텃밭 광주 남구는 물론 인천 계양을, 강원도 원주, 충남 천안을, 강원도 태백·영월·평창·정선 등에서 한나라당을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7.28 재보선 선기기획단장은 "영포게이트 때문에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면서 "사조직이 국정을 농단하는데 휴일도 아닌 날 나와서 표를 찍겠나. 심판 여론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야당의 공세를 전형적인 구태정치로 비판하고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야당의 공세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은평을, 강원 3곳 중 2곳, 충청 2곳 등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충북 충주와 충남 천안을은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호연 전 빙그레 대표 등 거물급 인사들이 나서는 만큼 이들의 인물 경쟁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이번 재보선은 지방선거 이후 정권심판론의 정서가 남아있고 민간인 사찰 등의 악재 등으로 여권에 불리한 구도"라면서도 "7월말 휴가철에 선거가 실시돼 50대 이상의 고연령층을 지지기반으로 가진 한나라당에 유리할 수도 있다. 반면 야당은 후보단일화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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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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