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규 코스닥협회장·아모텍 대표 인터뷰
대담=송광섭 증권부장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코스닥협회가 올해로 11주년을 맞았다. 협회는 지난해 설립 10 주년을 맞아 사명을 '코스닥협회'로 변경하고 기업이미지(CI) 역시 새롭게 선포한 이후 첫 해를 보내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코스닥협회는 지난해 3월 코스닥 상장사 아모텍 김병규 대표를 회장으로 맞아 새로운 10년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녹색성장기술 사업화 업무협약, 중소기업을 위한 상생협력 금융지원 협약 등을 체결 등 김 회장 취임후 업무에 가속도가 붙었다.
녹색성장기술 사업화 업무협약을 한양대 카이스트 고려대 연세대 등 5개 기관과 맺은데 이어 지난 6월 정계와 학계인사 를 초청해 '그린이노베이션 포럼'을 개최, 코스닥 기업들의 미 래 먹거리를 함께고민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제도와 시장의 변화에 대해 이해를 돕기위한 자리도 마련했다.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본격도입에 앞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프라 구축이 어 려웠던 코스닥 상장사들을 위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국 제업무담당 이사를 초청해 이해를 도왔던 것. 실무자들을 위해 서는 IFRS 연결재무제표 작성과 관련해 설명회를 열고 자료집 을 배포했다.
지난 18일에는 신규상장사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에 상장한 일부 상장사들이 상장이후 목표상실 및 신성 장동력 발국 실패로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날 세미나에서는 대부분의 신규 상장사 대표들이 참석해 애로 사항를 공유하고 신사업과 관련해 구상하고 있는 정보를 교류 하는 자리를 가졌다. 몇몇 상장사의 경우 신사업과 관련해 업 무제휴 협약을 검토하기도 했다.
김 회장의 코스닥 상장사들에 대해나 이러한 적극적인 지원은 그동안 코 스닥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해소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이다.
김 회장은 무엇보다 '코스닥은 투기판이다'라는 오해를 풀기 위한 이미지 개선에 주력했다. 그는 2010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횡령이나 잦은 대표이사 변경 등의 일은 소수 코스닥 기업에만 해당되는데 이 때문에 시장 전체가 부정적인 이미지에 휩싸여 있었다며 코스닥 상장사 특유의 벤처정신을 부각시키고 사회 공헌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쳐가겠다고 강조한바 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취임 첫 해 목표를 ‘넥스트 첼린지’로 잡았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넥스트 첼린지’란 제2의 도약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코스닥기업이 주사업동력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켜왔다면 이제는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준비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코스닥에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많이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중소기업에 맞고, 중견기업은 중견기업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중견기업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인 정책건의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견기업 관련 연구사업과 심포지엄을 통해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정부에 건의했으며 그 결과로 정부에서는 ‘한국형 히든챔피언 300개 육성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의 기술과 자금지원을 위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2008년말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소기업에게 한국거래소, 부산은행,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업무협약을 통해 총 8개 상장사에 336억원의 자금을 지원했으며 국내외 연구기관 및 대학의 우수한 기술을 코스닥기업들이 사업화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코스닥기업 녹색성장기술 사업화’지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친환경기술 및 헬스케어 등 녹색성장사업 기업들에게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협회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해왔나.
녹색성장사업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사업으로 정부에서도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녹색성장사업은 코스닥기업들이 ‘넥스트 첼린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ETRI, KIST, KAIST,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총 12개 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업무협약기관의 녹색성장 관련 핵심기술들을 매주 코스닥기업에 소개하고, 소개된 기술에 대하여 관심이 있는 기업들과 연구기관과의 매칭서비스도 제공했습니다.
이어 지난 6월초에는 ‘코스닥 유럽 Green Technology 시찰단’을 구성해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등 유럽 선진 녹색성장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덴마크와 독일의 녹색성장기업 방문 및‘Inter Solar 2010’을 참관했으며 6월23일에는 코스닥기업들의 신성장동력을 발굴 및 녹색성장 산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기술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녹색성장산업의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그린이노베이션포럼(Green Innovation Forum)’도 개최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100여개에 가까운 코스닥 상장사가 거래소로부터 퇴출됐다. 코스닥시장의 건전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코스닥시장이 개설된 이후에 아마도 상장기업 최대의 퇴출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2000년에는 99개사가 퇴출되긴 했지만, 증권투자회사(뮤추얼펀드)의 해산사유 발생에 의한 퇴출이 65사였기 때문에 실질적인 상장기업의 퇴출은 34사였습니다. 사실상 2009년과 올해의 무더기 퇴출은 코스닥시장으로서도 처음 맞이하는 시련이자 곧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업이 퇴출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상장폐지실질심사제도’일 것입니다. 상장폐지실질심사제도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계기업 중에서 옥석을 가려 적절하게 퇴출시킴으로써 투자자의 신뢰와 시장 투명성 및 건전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제도적인 노력이외에도 협회차원에서의 클린코스닥운동, 홍보?IR 지원사업, 대한민국코스닥대상 시상 등 코스닥시장의 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과, 코스닥기업 역시 일부 극소수의 기업으로 인해 저하된 이미지 개선을 위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기업투명성 제고에 많은 노력,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제고 등으로 코스닥 건전성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회상장사들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우회상장 규정이 강화되고 스팩이 속속 상장되면서 코스닥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나.
기존에는 우회상장의 대상이 되는 기업은 부실한 코스닥기업이었습니다. 부실한 코스닥기업을 통해 우회상장을 한 기업의 경우 기업 현금 유출과 우발채무 등으로 재무적인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스펙(SPAC)을 통해 우회상장을 하게 될 경우현금 유보량이 많기 때문에 재무적으로도 유리해지고 추가적인 투자가 가능하여 우회상장한 기업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우회상장 심사실질심사제도의 도입과 스펙(SPAC)의 활동으로 기존과는 다르게 비상장기업들이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진입할 것이며 우회상장이 뒷문입성이 아닌 비상장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의 방법으로 정착될 것입니다.
◆앞으로 코스닥시장의 해결해야 할 숙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현재 코스닥시장은 개인투자자의 주식보유 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물론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코스닥시장의 안정성을 위해서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보유비중을 높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기업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코스닥기업의 규모와 인력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해 영문 등으로 다양한 정보 및 자료를 제공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스템적으로 보완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코스닥기업이 공시하는 정보들을 외국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된다거나 영문 등으로 공시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코스닥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비중이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정책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우리나라 중견기업들은 중소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종 지원대상에서 배제될 뿐만 아니라, 내용상으로는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외형상으로 대기업이어서 대기업관련 규제를 받고,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견기업들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중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고 기업숫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성장기피현상마저 조장되어 왔습니다.
우리나라 중견기업들을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견기업의 범위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합니다. 또한 중견기업들에게 취약한 분야인 기술개발(R&D)와 인력문제, 해외시장 개척 및 마케팅 지원, 자금지원 및 조세지원 등에 대하여 입체적인 지원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봅니다.
가업승계에 대한 지원제도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부의 세습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관계도 있지만 열심히 일해서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는데, 상속인의 상속세 때문에 지분을 줄이거나 경영권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에는 사업의 영속성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유럽이나 일본처럼 가업을 이어가면서 최고의 기술을 일구는 글로벌 기술전문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사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성장발전을 도모하며 안정적인 기업운영을 위해서 선진국 수준에 부합하는 상속세 감면제도 도입 등 가업승계지원제도가 마련돼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코스닥 상장사 CEO 및 투자자들에게.
코스닥시장은 이제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또 하나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코스닥기업은 우리 경제의 중추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코스닥기업 CEO 여러분께 코스닥이 대한민국 경제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코스닥 협의회가 앞장서서 여러분을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하고 계시는 투자자여러분에게도 투자자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업의 성장을 위하여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는 상장사에게 따뜻한 격려 부탁드립니다.
임철영 기자 cyl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