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매수규모 축소..미 고용지표 결과도 관건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박스권 상단부에 돌입해있는 국내증시가 최대 분기점을 맞이했다. 단 10~20포인트만 추가 상승해도 연고점 경신은 물론 지난 9개월여간의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지수의 추가 상승을 방해하는 요인들도 적지 않아 이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역시 엇갈리는 시그널을 내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급요인이다.
최근 국내증시 중 가장 이슈가 되는 것 중 하나는 연기금의 매수세다. 연기금은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지속하며 국내증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게 하는 일등공신이 됐다.
문제가 되는 것은 매수 규모. 연기금은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수강도는 눈에 띄게 줄어들어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연기금은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230억원 규모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22~25일 최근 4거래일간은 연일 1000억원 이상의 순매수세를 보였고, 25일에는 3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를 사들이는 등 상당히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였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일부 투자자들의 기대처럼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기대해 매수세가 유입됐다면 지수가 보합권에 머물고 있는 이날도 적지 않은 매수세를 유지해야 하지만, 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기금 역시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신고가 종목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LG화학, 삼성SDI 등이 번갈아가면서 15일 이후 하루 한종목 이상 사상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지난 24일부터 최근 3거래일간 신고가 종목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국내증시가 약세를 보였을 당시에도 사상 최고가 종목이 꾸준히 등장했지만, 지수가 1740선을 타진하고 있는 최근 3거래일간은 오히려 사상 신고가 종목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최근 6거래일간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분기점이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5일 이동평균선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국내 주식시장의 견조한 흐름을 보여줬지만, 최근 6거래일간 제자리에서 움직이면서 5일 이평선 역시 수평흐름으로 방향을 틀었다.
각 증권사들은 단기 이평선의 가파른 상승세가 추가 상승세를 기대하게끔 만드는 요인이라고 입을 모아 왔는데 단기 이평선이 서서히 상승폭을 줄여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상승추세를 막연히 기대하기가 어려워졌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국내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수급주체는 외국인인데, 외국인이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해외지표 역시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미 S&P500 지수는 지난 5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방향을 틀면서 한고비 넘긴 모습이지만, 3주만에 첫 하락세를 보였고,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S&P500 지수는 지난 21일 이후 꾸준히 저점을 낮춰가는 모습이다. S&P500 지수 발 밑에는 300일선(1054)이 놓여있는데 이는 60주선(1060)과도 수렴하는 구간이며, 5월25일(1040.70)과 6월8일(1042.17) 저점과도 일치한다. 일부 미 증시 전문가들은 1050선을 무너뜨릴 경우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상승추세가 종료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 만큼 S&P500 지수는 여느 때보다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한 셈이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의 관심이 미 경제지표로 이동한 가운데 오는 2일(현지시각) 고용지표 발표에 촉각이 곤두서있는 모습이다. 이미 연준(Fed)이 경기전망을 하향조정한 가운데 미 주택지표와 소비지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가운데 고용지표가 이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킬지 혹은 미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재차 회복시켜줄지 여부가 관건이다.
시장이 서로 엇갈리는 시그널을 제공하고 있고, 각종 변수가 즐비한 상황인 만큼 이번 한주간은 국내증시가 분기점에서 위 아래로 방향성을 타진하는 모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현재도 코스피 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45포인트(0.03%) 오른 1730.29를 기록하고 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김지은 기자 jeki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