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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재테크 패러다임]단카이세대 '금리사냥' 고군분투

'노령화ㆍ저출산'이라는 사회적 배경, '저금리'라는 경제적 배경 속에서 일본인들의 생존법은 무엇이었을까.


부동산-주식 폭락에 가슴을 쓸어내렸던 일본인들은 연금-펀드 투자라는 수비형 재테크를 통해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대박을 노리는 우리의 성급한 투자 마인드와는 달리, 안정적인 수익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은 재테크 전략은 채권형 펀드에 집중돼 있다. 일본은 50~60대 중장년층의 투자욕구에 힘입어 펀드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 재테크 전문가들은 국내 재테크 트렌드도 일본과 흡사한 모습을 띨 것이라며 노령화 저출산에 대비한 기민한 투자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돌파구를 마련해갔다. 론폰기힐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 도쿄의 경우도 도심재생을 통한 개발이 활발하다.우리나라의 경우도 재개발, 재건축 등에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즉 개발이익을 얻기 위한 재테크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일본의 도심재생사업은 우리가 앞으로 재테크 방향을 설정하는데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아시아경제신문은 소위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일본을 통해 일본인들의 대표적인 재테크 수단인 펀드투자와 채권투자를 통해 일본의 재테크 ABC를 짚어보고, 아울러 일본종합연구소와 일본 대형증권사 이코노미스트, 투자전략팀장, 일본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 등을 통해 일본 재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평일 오후 2시경 도쿄 가야바초역 근처 한 증권사 지점. 창가에 세워진 컴퓨터 앞에서 머리가 하얗게 센 할아버지들이 HTS 화면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며 본인을 소개하자 질문도 아직 던지지 않았는데 답변이 먼저 돌아온다. "나? 예전에는 주식투자해서 유럽이랑 미국, 동남아 여행다니는게 삶의 낙이었는데 리먼사태 이후에 다 날려먹었어. 이제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만 꾸준히 얻는다면 만족이라고.."


일본의 중장년층들은 일본내 재테크시장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른바 '단카이(團塊) 세대'다. 단카이세대는 전후 베이비붐 시대에 출생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1947년~1949년에 태어나 현재 경제활동에서 은퇴한 세대다. 은퇴자금으로 남은 노후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이들은 안전하면서도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상품을 찾아 헤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는 리테일 채권이나 월정 배분형 펀드 등 주기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 많이 팔리고 있다. 특히 현재 단카이 세대의 자금이 향하는 곳은 브라질과 호주채권 펀드다.


아니나 다를까. 한 투자자가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펀드 설명 전단지를 힐끗 보니 'HSBC 브라질채권오픈(매월결산형)'으로, 해외 채권형 펀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펀드는 주로 브라질연방공화국의 정부, 정부기관 혹은 기업 등이 발행하는 현지통화건채권에 실질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수익자의 투자자금을 베이비펀드(당펀드)로 모아, 그 자금을 주로 마더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운용을 행한다.


호주 펀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펀드다. 일본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면 시드니 풍경 등 호주의 아름다운 사진이 곁들여진 호주펀드 전단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단기호주달러채오픈(매월분배형)'은 금리수준이 매력적인 호주달러 표시채권 등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다.


이밖에도 지난 6개월관 일본의 순자산 유입 상위펀드 리스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펀드들은 해외펀드가 주를 이룬다. SMBCㆍ닛코 뉴 월드 채권, 브라질본드오픈(매월결산형), 단기 호주달러채오픈(매월 분배형), 아시아ㆍ오세아니아 고배당성장 주( 매월분배형). 다이와 외국채권펀드(매월 분배형) 등이 그 예다.


나카무라겐지 라는 한 투자자는 "국내(일본)에 투자하는 것 보다는 해외에 투자하는 것이 더 좋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최근에는 성장성이 높은 한국도 관심이 높은데 한국인들은 한국 자체 주식에 투자해도 좋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판매하는 해외펀드들의 특징은 환헤지를 원칙적으로 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환 리스크가 말 그대로 '리스크'로 생각되는 반면 일본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무코야마 일본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해외에 투자했을때 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환 리스크 또한 투자 요인 중 하나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특징은 이들 펀드 역시 매달 수익을 지급받을 수 있는 매월분배형(월정배분형) 펀드라는 것이다. 이처럼 해외펀드, 리츠펀드 등 가리지 않고 월정배분형 펀드가 인기이다 보니 일본에서는 오히려 '재테크' 라는 용어보다 '자산운용'이라는 단어가 더 친근하다.


재테크 시장의 주를 이루고 있는 단카이 세대가 퇴진하고, 젊은 세대들이 재테크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라도 이같은 일본의 펀드사랑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의 한 대형증권사 아시아지역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증권사들은 젊은이들이 주식투자 등 재테크에 뛰어들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물가가 높아 저축 비중이 크지 않고, 아버지 세대의 소극적인 투자를 봐왔기 때문에 결국엔 퇴직 후 자금을 안전하게 굴리는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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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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