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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탐방후기]격변의 중국, 韓商들은 ?

中 인건비 및 복리후생 인상에 생산성 향상 극복..수출 공장서 내수 거점 변모도 주목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이제는 중국시장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다." "인건비 절감이라는 생산 거점 위주의 전통적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생산성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거나 내수 시장을 뚫어야만 승산이 있다."


지난 7일부터 4일간 한국거래소(KRX) 코스닥시장총괄팀이 주관한 중국기업 기업설명회(IR) 행사에서 회사 임직원들은 변화된 중국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임금 인상 및 복리후생 증진 등 노동자 위주 정책으로 인해 기업 경영환경이 어려워진 가운데 이를 타개할 묘안은 생산성 향상뿐이라는 인식이 깊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제 더이상 중국시장에서 낮은 인건비와 원가 절감의 메리트가 사라졌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 및 매출구조 다변화만이 살길이라는 것.


▲만만디(慢慢的ㆍ행동이 굼뜨다) 문화 팀별 경쟁으로 극복=스크류와 리드스크류, 샤프트 등의 마이크로 패스너(초정밀 나사)를 생산하는 GSMT(대표 나윤복) 동관공장(사업장) 벽면 곳곳에는 '작업반 A조 조장외 10명 불량률 5%, B조 조장외 9명 불량률 6%'이라는 벽보가 붙어있었다.

각 층마다 생산 라인별 팀장(중국인) 사진과 함께 유성매직으로 쓴 그래프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박종민 홍콩법인장은 "애초 중국인들 특유의 느린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팀 제도가 이제는 정착 단계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다소 느슨한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팀별 경쟁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팀별 성과표 공개가 사회주의에 노출된 중국인들의 명예욕을 자극시켜 생산성 효과로 이어지게 한다는 전략이다. 박 법인장은 "정기적으로 최고의 팀을 선발하고 시상식을 개최한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해당 성과표를 승진 심사와 월급 협상 등에 활용할 수 있어 회사 및 노동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시장을 공략하라 '매출 다변화'='세계의 공장'에서 '소비(내수) 시장'으로 급변하고 있는 중국. "중국은 더 이상 수출을 위한 생산 거점이 아니다. 인식 전환과 함께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중국 내 동관공장 현지 법인화를 통해 내수 시장 공략 채비에 나선 GSMT 서용기 경영기획실 상무는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서 상무는 "기존에는 중국이 수출기업들의 생산 거점으로 각광받았지만 최근 들어 내수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내수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동관 공장의 성공적인 현지 법인화를 통해 내수 규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MT는 기존 수출용 부품 전문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반조립품(모듈) 생산 및 납품 등 내수 시장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 상무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스크류, 스프링(Spring) 등은 기본적인 모듈 생산이 가능한 제품"이라며 "삼성, LG 등 중국 내 거점을 확보한 주요 기업에서 모듈화 제품에 대한 요구가 들어와 추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루레이 분야에서 독점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코웰이홀딩스(대표 김갑철) 작업장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각 생산 라인 바깥 복도에는 최근 구입한 카메라 모듈 생산 기계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각 층별로 페인트 작업 등으로 분주했다.


김갑철 코웰이홀딩스 대표는 "최근 들어 카메라 모듈 분야 조립 라인을 크게 증설하는 등 생산 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각 공정별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코웰이홀딩스는 인건비 인상분에 의한 수익성 감소폭을 만회하기 위해 경영성과의 80~9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카메라모듈 부분의 생산 라인을 최근 크게 늘렸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숫자는 3만9982개사로 투자금액만 286억달러에 이른다. 학술논문 및 상무부 등 중국측이 조사한 자료에는 지난해 말 기준 총 5만253개사에 달하는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446억달러 어치를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중국의 인건비 인상 등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한 기업에 대한 정확한 수치 파악이 어려운 가운데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간 칭따오(靑島市) 지역에서 사업을 철수한 기업은 2.5%(206개사)로 집계됐다. 2007년 한해에만 87개사가 현지에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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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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