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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메시, 메릴린치..주도주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요즘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외국인은 아르헨티나의 축구스타 라오넬 메시일 것입니다. 적어도 내일 저녁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경기 직후까진 그럴 것입니다. 마라도나의 재림이라고 불리는 그는 현재 세계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입니다. 그의 발끝에서 소속팀의 승부가 결정됩니다. 그가 골을 넣으면 팀이 승리하고, 그가 막힌 경기에선 팀의 승리도 좌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가 있기에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는 지구방위대란 이름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 등 쟁쟁한 클럽들을 제치고 올해 유럽에서 가장 우승을 많이 한 클럽이 됐습니다. 그는 메시의, 메시에 의한, 메시를 위한 경기였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게임을 지배합니다. 최근 그가 막힌 경기는 무라뉴 감독이 이끄는 인테르 밀란과 챔피언스리그 4강전 정도입니다.

지난달 6조원이 넘게 우리 주식을 순매도한 외국인들이 요즘 국내주식을 다시 사는 모습입니다. 전날까지 3일 연속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 1700선 재돌파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6295억원. 이 정도로 외국인이 이제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평가를 하기엔 이르지만 지난달 외국인의 물량폭탄에 고생했던 투자자들 입장에선 분명 반가운 소식입니다.


특히 전날(15일)은 한 외국계 증권사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습니다. 메릴린치증권 창구를 통해 일부 대형주에 대한 '사자' 주문이 몰리며 이들 종목이 강한 시세를 냈습니다. 확인이 되진 않았지만 한 창구에서 특정 종목군에 대한 대규모 매수세가 들어오자 시장에서는 지난달 빠져나갔던 유럽계 자금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희망섞인 추정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100억원 이상 순매수된 종목들의 면면을 보면 이같은 분석에 일정부분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이닉스 기아차 삼성SDI 현대차 삼성전기가 전날 메릴린치에서 1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종목들입니다. 4월달까지 상승기간의 주도주였고, 5월 조정때도 상대적으로 선전하던 IT와 자동차 주식들입니다.


지금 당장의 실적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가장 많이 받는 종목들이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분위기 좋은 종목에 외국계 특정 창구에서 -그것도 세계 선두권의 - 대규모 사자 주문이 들어오니 주가도 많이 올랐습니다.


전날 메릴린치 창구에서 173억2400만원어치가 순매수된 현대차는 사상 최고가 기록을 깼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매도 금액은 불과 5억7600만원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211억5800만원어치가 순매수된 삼성SDI의 매도 금액은 3600만원에 불과합니다.


하이닉스는 1300만주 이상의 대량 거래 속에서도 한달만에 2만7000원을 돌파했습니다. 메릴린치 창구에서만 307억2600만원어치 매수 체결에 58억2500만원어치 매도 체결로 순매수 금액은 249억원입니다. 잘 나가다 노조 파업에 대한 우려로 하락반전했던 기아차는 6거래일만에 급반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209억원이 넘는 메릴린치 창구에서의 순매수가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메릴린치는 정상권의 글로벌 증권사입니다. 축구로 치면 메시나 브라질의 카카, 포르투칼의 호날두 정도 되는 회사입니다. 좀더 인색하게 평가해도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 정도는 될 것입니다. 물론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매수가 이뤄졌다고 메릴린치가 직접 산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 정도 대규모 매수세가 일어났다는 것은 특정 외국인의 시각이 달라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많이 올라 가격부담을 느끼고 있던 이들 주도주의 수급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하이닉스는 4월까지 3만원선 돌파를 노리다 5월 남유럽 위기가 정점일 때 2만2000원선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외국인의 파상적인 매도공세 때문이었습니다.


이달 나온 하이닉스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가는 대부분 3만원대 후반입니다. 투자의견은 당연히 '매수'입니다. 4만원을 제시한 곳도 세곳입니다.(대우증권, NH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만이 목표가 2만9700원에 '중립' 의견입니다.


근래 가장 잘나가는 주식인 기아차에 대한 평가도 역시 후합니다. 목표가 3만원에 보유 의견을 고수하고 있는 교보증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매수 의견입니다. 이트레이드증권 목표가는 4만6000원이나 됩니다. 이밖에도 유진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이 4만원 이상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교보증권의 중립 이유는 환율에 대한 우려와 해외법인이 정상화되고 있다지만 아직 누적손실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들 외에도 전날 메릴린치가 대거 샀던 종목들에 대한 증권사들의 평가는 대부분 '매수' 일색입니다. 삼성SDI는 2차전지 실적개선과 삼성모바일의 지분가치 상승 기대감에, 삼성전기는 LED가 활황을 맞으며 집팔아 사라는 의견(한화증권)까지 나왔습니다. 현대차는 잠시 기아차의 약진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요즘 월드컵 후원효과를 제대로 보며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메릴린치의 주요 고객들이 한꺼번에 대량 매수에 들어간 대한민국 대표 우량주. 메릴린치 고객들이 상투를 잡은건지, 큰 시세를 대비해 미리 잘 잡은건지 그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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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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