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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난에 亞 제조업계 '피멍'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유럽 지역 재정적자 위기로 인해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아시아 제조업체가 멍들고 있다. 여기에 재정긴축 정책이 이어질 경우 유럽 지역 수요가 줄어들면서 이들 업체의 타격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지역을 주 수출국으로 하는 아시아 지역 기업들은 이미 유로화 약세로 인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아시아 지역 기업들은 지난해 대비 20% 약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화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떠안거나 유럽 지역 고객들과 재계약에 나서고 있다.

유럽은 아시아 기업의 핵심 수출 시장이다. DBS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10개 지역의 수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13%다. 이는 11%인 미국보다 높다.


최근 유로화 약세는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에게 가장 먼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우랍 처그 CLSA 애널리스트는 대만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1% 하락할 때마다 대만 컴퓨터 제조업체 에이서의 이익이 5%씩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에이서는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유럽지역에서 올리는 기업이다.

중국의 태양광 산업은 특히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태양광 기구 제조업체 솔라펀 파워홀딩스는 유럽지역 매출이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솔라펀은 유로·위안 환율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환헤지 이후에도 유로화가 위안화 대비 1% 약세를 보일 때마다 순익이 0.4%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개레스 쿵 솔라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로화 불안전성으로 인해 유럽 지역 고객들과의 계약을 새롭게 체결하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 등 고객 기반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면서 "유럽 지역의 금융위기로 인해 장기적으로 정부의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원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국과 홍콩 공장에서 연간 백만여 장의 스웨터를 생산하는 윌리 린 마일로니트스웨터 대표이사는 "유로화를 기본으로 한 계약에서는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최근 유로화 약세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유럽 지역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아시아 지역 물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세계 경제 회복과도 직결된다. 아시아 지역의 제조업 경기는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난이 아시아 수출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지표상 드러나지 않았다. 중국의 5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48.5% 늘어났으며 전월 동기로도 10.9% 늘었다. 한국과 대만 역시 같은 기간 강력한 수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은 경제 상황을 즉각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직 안심할 수 없다.


게다가 유럽 정부가 앞 다퉈 내놓고 있는 재정긴축안은 수출에 의존해 성장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 중국을 필두로 하는 아시아 경제는 대표적 수출집약형 경제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머징 지역 국가들은 유럽 경기 침체로 인한 성장 둔화를 막을 수 있는 행동을 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유럽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 금융권 역시 유럽 신용위기로 인한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론 유럽 지역 위기가 아시아에 생각만큼 커다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아 지역 경제가 미국이 성장을 지켜나가는 것처럼 유럽 성장 둔화에도 선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가장 중요한 경제국인 독일은 유로화 약세로 인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아시아 지역 간 무역 역시 강력한 내부 소비 지출에 힘입어 살아나고 있다. 에렉 피쉬윅 CLS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수출 성장에 압박이 지속되겠지만, 아시아 전반적인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린 대표는 "유로화 하락에도 불구, 단기적으로는 큰 무리 없이 사업이 진행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북아프리카 등 경쟁지역보다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면서 "환율 변동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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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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