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월드컵] 허정무 감독, 레하겔과의 지략 대결에서 압승


[아시아경제 이상철 기자]한국의 완벽한 승리였다.


한국은 12일(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전반 7분 이정수(가시마)과 후반 7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그리스전 승리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희망을 쐈고 그리스는 월드컵 본선 첫 승에 또다시 실패했다. 이번 경기는 양팀 감독의 지략 대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파격 선수 기용, 엇갈린 희비

경기 시작 1시간 전 한국과 그리스의 선발 선수 명단이 발표됐다. 두 팀 모두 파격적인 선수 기용을 했다.


한국은 골키퍼에 131차례 A매치를 뛴 경험 많은 이운재(수원) 대신 최근 컨디션이 좋은 정성룡(성남)을 선발로 내세웠다. 16강 진출의 사활이 걸려 있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A매치 16경기 밖에 뛰지 않고 월드컵에 처음 나온 정성룡을 투입한 건 모험일 수 있었다.


그러나 허감독의 도박은 성공했다. 정성룡은 전반 8분 그리스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잘 막아내는 등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무실점 수비를 펼쳤다.


오토 레하겔 감독은 발목이 좋지 않은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리버풀)를 수비진에서 제외하고 루카스 빈트라(파나티나이코스)를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다. 빈트라가 중앙 수비수로 뛸 수도 있지만 본래 포지션은 측면 수비수다.


빈트라는 한국의 빠른 템포의 공격에 크게 흔들렸으며 아브람 파파도풀로스(올림피아코스)와의 호흡도 전혀 맞지 않으며 수비 불안을 야기했다. 특히 0-1로 뒤진 후반 7분 볼 트래핑 미스로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동점골을 넣기 위해 매우 공격적으로 나온 그리스로선 이 실점으로 추격의 힘을 잃었다.


■세트피스 맞대결 한국이 웃다


그리스는 한국전 필승 카드로 세트피스 공격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요르고스 카라구니스(파나티나이코스)의 정교한 킥에 파파도풀로스 등 선수들의 큰 키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한국 수비진을 압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에 한국은 그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해 그리스의 세트피스 공격에 대비한 수비 훈련을 철저하게 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전반 3분 그리스의 오른 코너킥에서 바실리오스 토로시디스(올림피아코스)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내줬으나 이후 그리스의 세트피스를 뛰어난 위치 선정과 예측 플레이로 완벽히 막았다. 그리스는 카라구니스의 킥을 떠난 볼이 요르고스 사마라스(셀틱)와 테오파니스 게카스(프랑크푸르트) 등 다른 선수들에게 닿지 못했다. 90분 동안 코너킥 11개를 비롯해 수많은 세트피스 공격을 펼쳤으나 골은커녕 위협적인 슈팅조차 날리지 못하는 등 한국 수비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레하겔 감독은 세트피스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자 후반 시작과 함께 카라구니스를 빼면서 일찌감치 제 1의 공격 카드를 버렸다.


■그리스 길을 헤매다


레하겔 감독은 한국전에 공격적인 전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의외였다.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지지 않기 위해 스리백(3-back) 수비로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그리스 언론조차 경기 당일 오전까지 자국 대표팀이 스리백 수비를 펼칠 것으로 전할 정도로 레하겔 감독의 깜짝 카드였다. 승점 1이 아닌 승점 3을 노리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레하겔 감독의 의도와 다르게 그리스는 한국 수비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그리스는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리자 수비 뒤로 길게 띄우고 테오파니스 게카스(프랑크푸르트), 앙겔로스 하리스테아스(뉘른베르크)가 침투해 슈팅을 날리는 등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펼쳤다.


후반 들어 디미트리오스 살핑기디스(파나티나이코스)와 카페타노스(스테아우아)를 조커로 투입하며 측면 크로스에 이은 논스톱 슈팅으로 공격 전술을 바꿨으나 이마저도 한국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수비 전술은 이미 완성됐다며 그동안 공격 전술 강화에 초점을 세우고 한국전에서도 공격적이지만 불완전한 전술로 나왔던 레하겔 감독의 전략은 완벽히 실패했다.

이상철 기자 rok1954@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