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파워' 확인한 명품 콘서트..5만 관중 '열광'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저는 매일 기도합니다. 늘 지금만 같아라. 내 인생 가장 중요한 날 여러분과 함께 해서 정말 행복합니다."

그는 많은 준비를 했다. 생애 첫 잠실주경기장 콘서트를 위해 40억원의 제작비를 들였고 5.1 서라운드 시스템에 60인조 오케스트라가 함께 했다. 댄서와 황제 밴드 멤버 등 90여명의 출연진과 파르테논 신전과 자금성을 형상화한 입체적인 3D 화면, 30여대의 딜레이 스피커까지. 하지만 그 어떤 악기도 그의 목소리를 이길 수는 없었다. 1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5만여 관객은 '신이 내린 악기'인 그의 목소리가 내는 팔색 열창에 함께 기뻐하고 가슴 설레어 했다. 명불허전. 매년 예매 순위 1위의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라이브황제'다웠다.

가수 이승철이 5일 오후 잠실주경기장에서 데뷔 25주년 기념 '오케스트락(orchestROCK)' 콘서트를 열었다. 25주년 콘서트를 의미하는 25개 곡을 열창하며 초여름 밤하늘을 청명하게 갈랐다.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방황' '검은 고양이'를 시작으로 신명나는 무대를 연 이승철은 '사랑 참 어렵다' '이순간을 언제까지나'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는 "이제 여러분을 과거로 보내는 노래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그룹 부활 시절 많은 인기를 모았던 '마지막 콘서트' '추억이 같은 이별' '희야'를 특유의 목소리로 토해내며 올드팬들의 환호를 이끌어 냈다.

드라마 '불새'의 OST로 사랑받았던 '인연'을 부를 때는 흐느끼 듯 가슴을 저미는 열창으로 관객을 숨죽이게 했고 트로트 버전으로 바꾼 '오늘도 난'을 시작으로 '샤방샤방' '무조건' 등 트로트 메들리로 흥을 돋구기도 했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네버엔딩 스토리'로 다시 관객의 가슴을 울린 이승철이 앙코르 무대에서 '소녀시대'를 열창하자 팬들은 더 이상 앉아 있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모두 하나가 됐다.

2시간이 넘는 콘서트 중간중간 관객들에게 90도 허리굽혀 인사하며 몇번이고 "감사합니다"를 외친 그의 얼굴에선 데뷔 25주년 가수의 관록과 신인 가수같은 설렘이 함께 녹아 있었다.

이승철은 "공연장 앞에서 팬클럽이 친필 사인을 팔았는데 여기서 나온 수익금은 아프리카에 우물을 파주는 프로젝트에 쓰이고 있다. 벌써 케냐에 4개의 우물을 팠고 현지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며 "벌써 24년 된 우리 팬클럽은 이제 봉사하는 단체가 됐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