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6.2 지방선거 성적표를 받아든 군소정당들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향후 항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예상 밖의 좋은 성적표를 받은 곳은 민주노동당이다. 야권연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3명을 당선시켰다.
무엇보다도 군소정당에게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수도권 구청장 선거에서 2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분위기다.
민노당은 인천 배진교 남동구청장 당선자와 조택상 동구청장 당선자를 비롯해 당세가 강했던 윤종오 울산 북구청장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노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도권의 구청장 1명이 당선되는 것은 사실상 국회의원 1명을 얻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수도권 교두보를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도권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당선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평가했다.
민노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거둔 성적도 화려하다. 총 447명이 출마해 142명이 당선해 32.2%가 승리의 깃발을 꽂았다.
이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800명이 출마한 가운데 81명을 당선시킨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민노당이 야권연대에 힘을 실은 반면, 진보연대를 주장해오며 '마이웨이'를 선언했던 진보신당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노회찬 대표는 3.3%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을 포함해 건진 의석은 25석에 불과했다. 민노당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인 셈이다.
여기에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했던 노 대표에게 쏟아지는 비난 화살에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노 대표는 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단일화 무산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한 후보의 책임이 더 있다고 주장, 진보신당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게시판은 또 다시 찬반 논쟁에 휩싸였다.
노 대표의 독자 행보에 찬성한 일부 당원들을 중심으로 후보 사퇴를 선언했던 심상정 후보의 출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등 내부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진보신당은 오는 19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지방선거에 대한 자체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민노당과의 통합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참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29명의 지방선거 일꾼을 배출했다. 창당 5개월만에 실시한 선거임을 감안한다면 정당 투표에서 전국 평균 6.6%로 평소 당 지지율보다 높게 받는 등 선전했다는 평가다.
참여당의 대표적 간판 인물인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의 낙선으로 인해 기대했던 광역단체장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점은 쓰라린 패배로 남았다.
다만 유 후보는 민주당 후보와의 1차 단일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뒤 마지막에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의 지지선언을 끌어내는 정치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유 후보가 단일화 후에도 야권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등 적극적인 지지층 못지 않게 비판적인 층이 두텁다는 점은 그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그는 자신의 패배를 둘러싸고 야권 지지자 사이에서 논쟁이 일자 "심 후보에 기표한 무효표가 많아 재투표를 요구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낙선한 저는 더 부끄러워진다"며 "이제 그만 거두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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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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