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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기]부활 채제민④ 백점 꿈꾸는 빵점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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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기]부활 채제민④ 백점 꿈꾸는 빵점 아빠 2002년 발매된 부활 여덟 번째 앨범 활동 당시 단체사진(왼쪽 하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승철, 엄수한, 채제민, 서재혁, 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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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채제민의 별명은 '또자'. 틈만 나면 쪽잠을 잔다. 잠꾸러기는 아니다. 불규칙한 생활 탓에 생긴 습관이다. 저녁부터 시작하는 일의 마침표는 대개 새벽. 아침 8시가 돼야 겨우 잠에 들 수 있다. 간혹 낮일정이 생기면 뜬눈으로 이틀째를 맞는다. 공연 전 대기실은 수면실과 다름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채제민은 건강을 우려한다. 더 큰 걱정은 가족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를 자주 보지 못한다. 불규칙한 생활로 인천의 집이 아닌 서울의 작업실에서 독거하기 때문이다.


“새벽 귀가가 자고 있는 식구들에게 피해를 주더라. 집까지 너무 멀기도 하고.”

잦은 교통사고도 이유 중 하나다. 원인은 모두 졸음운전. 이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아도 자주 대리운전을 애용한다.


“운전면허 취득 해가 1990년인데, 올해 보험료를 200만 원 이상 지불했다. 내가 사고 낸 아내 차까지 더 하면 400만 원 가까이 된다.”


부득이하게 옮긴 거처.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혼남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주변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다. 아내 정연미에게 그저 미안할 뿐이다.


“빵점짜리 남편이다. 결혼하면서 이런 모습을 기대하진 않았을 텐데.”


그녀는 그의 첫사랑이다. 고등학교 시절, 학생들의 돈을 뺏으러 간 도서관에서 보고 첫눈에 반했다.


“미스 인천 출신인데, 어렸을 때는 더 예뻤다. 얼굴에서 늘 빛이 났다.”


채제민은 매일같이 도서관을 들러 그녀를 훔쳐봤다. 친구들은 이런 그를 숙맥 취급했다. 고백할 것을 연거푸 부추겼다. 며칠 뒤 그는 용기를 냈다. 어렵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결과는 참혹했다. 눈앞의 그녀가 반대편으로 전력질주하며 모습을 감췄다.


“까까머리의 삭막한 인상 탓인지 서둘러 도망가더라. 그 뒤로 도서관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녀를 다시 본 건 수년이 흐른 뒤였다. 재회는 운명 같았다. 나이트클럽 연주 뒤 탄 지하철 칸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긴 정적 속의 서먹함. 채제민은 하늘이 준 기회라고 여겼다. 이후 끊임없이 그녀를 쫓아다니며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됐다.


호전된 관계에는 가수 이승환의 노력도 숨어있었다. 밴드 드러머의 짝사랑이 자신의 팬임을 알고 공연 중 따로 이벤트를 마련했다. 사비로 여행을 준비해주기도 했다. 특히 채제민은 안성으로 떠난 여행을 소중하게 간직한다. 텐트를 치고 낚시를 하던 중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 차에 올랐지만 악재는 계속됐다. 집으로 돌아가는 고속도로에서 차까지 고장 난 것. 둘은 처음으로 함께 밤을 지새웠다. 분위기는 야릇하지 않았다. 믿음을 주기 위해 손만 잡은 채 조용히 눈을 감은 까닭이다.


“그 때 점수를 많이 딴 것 같다. 다른 생각을 품었다면 아마 결혼에 골인하지 못했을 거다(웃음).”


어느덧 결혼 16년차. 둘 사이에는 생긴 아들과 딸은 각각 16살과 8살이다. 늘어난 식구는 채제민에게 삶의 이유이자 활력소다. 그는 언제나 가족과 함께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밖에 보지 못하는 현실에 늘 안타까워한다.


“돈을 많이 벌면 다 해결되지 않겠나. 빵점짜리 가장이지만 백점을 향한 과정이라 가족들이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스타일기]부활 채제민④ 백점 꿈꾸는 빵점 아빠 채제민에게 드럼 연주는 손과 발을 모두 움직이는 놀이이자 끝없는 공부다.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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