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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환율 24시 "15초에 한 번? 전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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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 "전쟁이에요, 전쟁. 순식간에 몇 원씩 바뀌는 시장 환율을 따라가려니 화장실 갈 시간도 없고 점심도 햄버거로 때웠어요. 고시가 자주 바뀌니 문의 전화는 빗발치고, 올 들어 최고로 고시가 많은 날이었습니다."


"100번이 넘는 환율 고시를 일일이 손으로 했습니다. 미달러 뿐 아니라 이종통화까지 크게 움직여서 심할 때는 15초에 한번씩 바꿀 때도 있었어요."

널뛰기 장세에 고시환율 담당 딜러는 고달프다. 고시환율 담당자들은 환율이 폭등했던 지난 25일이 그야말로 악몽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 고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 통화별 매매기준율을 일일이 손으로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이 급변할수록 손가락은 쉴 틈이 없다.


은행 지점의 환전 창구도 시시각각 변하는 고시환율에 식은땀을 흘렸다. 고객이 환전하는 짧은 시간에도 환율이 수차례 바뀌어 자칫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

은행 관계자는 "명동의 경우 특히 환전상 고객이 많은데 환율이 수입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10전에도 민감하다"며 "1분만에 환율이 바뀌거나 타행과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면 항의를 하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이 1270원대로 폭등했던 지난 25일 대부분의 은행들은 100번에서 무려 400번까지 고시 환율을 정정하며 환율 따라잡기에 바빴다. 그날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44분부터 불과 2분만에 20원이 폭등하기도 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업은행의 고시횟수는 326번에 달했고 우리은행이 196번, 신한은행 184번, 하나은행 171번, 국민은행은 135번을 기록했다.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의 고시환율은 485번에 달했고 부산은행도 140번을 기록했다.


평소 환율 고시횟수가 50번 언저리에 머무는 외환은행도 이날만큼은 89번까지 늘어났다. 외환은행의 경우 고시환율이 89번에 달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자동 시스템을 도입한 은행의 경우 고시횟수가 더욱 늘어났으며 일부 시중은행은 100회 이상 일일이 딜링룸에서 수기로 고시를 해 진땀을 뺐다. 서울외환시장이 열리는 오전 9시부터 장마감후인 오후 5시까지 고시를 한다고 봤을 때 100회만 잡아도 대략 5분에 한번 꼴로 환율이 바뀐 셈이다.


한 시중은행 고시환율 담당자는 "환율은 몇초만에도 바뀌기 때문에 인터넷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환율과 실제 고객이 환전하는 환율이 다른 경우도 있다"며 "자동으로 할 경우 고시환율이 너무 자주 바뀌어 응대가 어렵고 수동으로 하면 사람 손으로 하는 일이라 시장 환율과 차이가 생길 수 있어 환전 타이밍을 잘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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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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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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