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천안함발(發) '북풍(北風)'으로 인해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이 연일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실종된 정권 심판론을 되살리기 위해 '전쟁 세력'과 '평화 세력'이라는 구도로 정부와 여당에 각을 세우고 있다. 또 남은 일정을 전통적 지지층 복원과 지방선거 승패를 좌우할 수도권에 배치하는 등 모든 화력을 집중키로 했다.
정세균 대표는 6.2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26일 교섭단체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끄떡없던 우리 경제가 대통령 담화발표 이후 환율이 출렁거리고, 주식시장이 동요하고 있다"며 "수도권 주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불안감을 부채질해서라도 선거에만 이기면 된다는 식의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철없는 짓"이라고 정부와 여당을 강력 비판했다.
정 대표는 또 "지금 경제가 출렁거리면 가진 사람들은 버틸지 몰라도 죽어나는 건 서민, 중산층"이라며 "안보와 남북관계의 무능은 안보불안과 경제위기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의 천안함 진상조사 발표가 사실임을 전제로 "1차적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북풍 저지선을 구축하고, 정부의 대북조치로 인한 경제위기론을 전면에 띄워 천안함으로 매몰된 정권 심판론을 부상시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낙관적인 전망보다 위기감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최근 당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좁혀졌던 여야 후보간 격차도 다시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이전보다 3~4%포인트 정도의 지지층이 부동층으로 빠졌다"며 "이대로 가면 수도권 광역단체장 모두 패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야권 후보들도 천안함 정국 돌파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평화가 제일의 안보'라며 천안함발 북풍 희석에 주력하는 한편, 당내외 전·현직 의원을 총 동원해 전통적 지지층 복원에 나섰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는 전날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여성이 일으키는 평화의 소용돌이' 행사에서 "지난 정부 때에는 평화를 지키면서도 서해대전 당시 강력한 대응으로 안보를 지켰는데,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전쟁의 먹구름이 다가와 군대에 자식을 보낸 어머니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전쟁과 평화를 대립시키면서 여성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또 출마선언 직후 찾았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다시 만났다. 이 자리에는 권노갑, 김홍업, 김옥두, 장성민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10여명이 함께 참석했다. 이에 동교동계는 26일 한 후보 지지선언을 하는 등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동교동계와 거리를 뒀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지사 후보도 지난 24일 이 여사를 만나 과거 언행을 사과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문희상 국회 부의장, 박상천, 김충조 의원 등 '초록물결 유세단'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지층 복원에 나섰고, 손학규·정동영·김근태·한광옥 상임고문 등도 하루 8~9개 유세일정을 소화하면서 충청과 수도권 등 중원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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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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