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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숙명의 라이벌' 한·일전도 기분좋은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이제 팬들의 관심사는 '허심(心)' 읽기에 쏠려 있다. 과연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을 23명의 최종엔트리는 어떻게 짜여질까, 나아가 베스트11은 어떻게 꾸려질까.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4일 일본 사이타아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본과 국가대표 평가전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원한 선제 결승골과 박주영(모나코)의 페널티킥 쐐기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한일전을 통해 '옥석 가리기'를 거의 마무리지은 허정무 감독, 과연 '허심'은 어떤 모습일까.
■박주영 파트너 정했을까
허정무 감독은 이근호(이와타)-염기훈(수원)을 4-4-2 전형의 투톱으로 선발 출전시켰다. 이들을 월드컵 본선 무대의 투톱 스트라이커로 쓰겠다는 의지 보다는 박주영의 파트너를 고르기 위한 묘책으로 읽힌다. 이근호는 지난해 3월 이라크와 평가전 이후 1년 넘게 A매치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고 염기훈 역시 '허정무호'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던 터. 이들은 야심차게 선발 투톱으로 나섰지만 결과는 기대를 밑돌았다. 이근호와 염기훈은 많은 움직임을 보이며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휘저었지만 영양가가 떨어졌다. 미드필드진과 사인이 맞지 않아 잦은 패스미스를 범했고 서로 간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날카로운 슈팅 한 번 제대로 날리지 못했다. 결국 이들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나란히 교체아웃됐다. '박주영 파트너'로 낙점되기는 커녕 허 감독에게 큰 실망감만 안긴 이들이 향후 어떤 보직을 받을 지 궁금하다.
■이정수-곽태휘, 중앙 수비수 합격점
이제 월드컵 본선 첫 경기까지 남은 평가전은 단 두 차례. 오는 30일 벨라루스, 6월3일 스페인과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공격진에 대한 실험은 계속 진행해도 무방하지만 하루빨리 안정화시켜야 하는 부분이 바로 최적의 중앙 수비 조합이다. 허정무 감독은 "두뇌와 경기력이 모두 좋은" 조용형(제주)을 붙박이 중앙수비수로 세워놓고 역시 파트너를 고심 중이었다. 하지만 이날 일본전서는 이정수(가시마)-곽태휘(교토)를 선발 출전, 90분 풀타임 뛰게 했다. 이들에 대한 만족도와 신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각각 스피드와 제공권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이정수와 곽태휘는 이날 경기로 허 감독에게 조용형의 파트너는 물론 자신들만의 조합으로도 얼마든지 안정된 수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남은 두 차례 평가전에서 어떤 조합이 더욱 확실한 눈도장을 받을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볼거리 중 하나가 될 전망.
■주전 수문장은 정성룡?
예상 밖 반전이었다. 월드컵 본선 4회 출전에 빛나는 베테랑 이운재(수원)을 제치고 정성룡(성남)이 두 게임 연속 골문을 지켰다. 그것도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의 만점 활약으로. 허정무 감독은 지난 16일 에콰도르전에 이어 이날 일본전서도 '넘버2' 정성룡에게 골키퍼 주전 장갑을 끼게 했다. 정성룡은 허 감독의 기대에 120% 부응했다. 비록 전반 32분 일본의 오른쪽 코너킥을 펀칭하려 달려나오다 이를 놓치며 실점 위기를 자초하긴 했지만 여러차례 상대의 슈팅을 빛나는 선방으로 막아내며 골문을 걸어잠궜다. 마침 이운재에 대한 노쇠화와 경기력 논란의 부정적인 여론이 빗발치고, 이운재 자신이 모 매체를 통해 남아공월드컵 후 대표팀 은퇴를 거론한 상황이어서 정성룡의 선전은 더욱 값진 의미를 갖는다. 과연 허정무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은 정성룡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도 주전 장갑을 낄 수 있을 지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이밖에 후반 중반 투입돼 느슨한 경기 진행에 활력을 불어넣은 이승렬(서울), 김보경(오이타) 등 '젊은피'가 예상을 깨고 23명의 최종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돼 '허심'을 향한 시선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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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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