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전단지 평안남도 남포와 평양까지 날아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태영 국방장관이 24일 북한의 추가 도발의지를 근절하기 위해 전단지 살포 등을 포함하는 대북심리전을 전개하기로 했다.
북한은 이에 "강한 물리적 타격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함에 따라 대북 전단지가 도대체 어디까지 날아가기에 북한이 이처럼 즉각 반응을 보였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 직후인 11시30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국방부, 통일부, 외교통상부가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천안함은 북한 잠수함정의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의지를 근절하기 위해 군사적 조치로 대북심리전을 재개하겠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1시11분 북한 인민군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의 `남조선의 역적패당에게 보내는 공개경고장'을 통해 "심리전 수단을 새로 설치할 경우 직접조준 격파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위협하고 "우리의 대응에 도전에 나선다면 도발의 근원을 없애버리기 위한 보다 강한 물리적 타격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김 장관이 말한 대북심리전은 ▲전단지 작전 ▲확성기 설치 ▲라디오방송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확성기 설치를 통한 심리전을 제외한 심리전은 대북제재를 발표한 즉시 실시한다는 게 국방부 방침이다.
북한이 이렇게 즉각적인 대응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뒤집어 말하면 확성기보다 훨씬 날아가면서 북한의 아픈 곳을 건드려 북한주민들의 민심이반을 재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사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미연합 대잠훈련보다 더 아픈 대북제재가 심리전"이라면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국군심리전단이 보낼 전단지에는 천안함관련 함동조사단의 조사내용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동향을 포함하기로 했다. 한국의 국제적 입지는 물론 ,동맹국들의 제재동의안 등이 담겨질 예정이다. 이들 전단지를 북한 주민들이 입수한다면 정보 차단으로 외부 사회와 격리된 북한 주민들에 '천둥'같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군당국이 전단지를 보냄에 따라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활동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북단체들은 북한이 남측의 대북전단(삐라) 살포가 지속되면 동.서해 육로 통행을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계속해서 전단지를 날려 보내고 있다.
지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17일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백령도 서남쪽 1마일 해상에서 19일 오후 1시 대북전단 50만장에 연평해전 동영상 CD 1000개, 라디오 1000개, 3000달러를 동봉해 북쪽으로 살포했다고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육로통행 차단, 남북교류를 중단시키겠다는 김정일의 공갈협박이 갈수록 심해졌다"며 "사실과 진실의 메시지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북단체에 따르면 대북 전단지는 황해도 지방을 지나 평남 남포와 평양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름에는 북측 남포 지역에 대형풍선 수십개가 날아와 거리에 뿌려진 삐라 내용 때문에 큰 소동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북한 체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탈북단체 관계자는 "그 당시 지역 국가보위부가 초비상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으며 남포시 국가보위부는 삐라가 살포된 지역의 전체 주민들을 아파트에 가둬둔 채 삐라가 다 수거했다"고 설명했다.
전단지는 북한 정권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위력을 발휘고 있다는 생생한 증거이자 국방부가 채택한 전략이 주효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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