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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에 유럽 기업 '돈줄 마른다'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플라스틱 관련 회사인 엘지스유로필름을 운영하는 타데우즈 로비츠키는 지난 5월초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지역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그는 대출금 대신 은행의 설교만 듣고 돌아와야 했다. 은행이 '레버리지로 돈잔치를 벌이던 시대는 끝났다'며 대출을 거절한 것.


폴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빠른 성장하는 국가라는 사실이나 엘지스유로필름이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에도 순이익이 70% 늘어날 만큼 건실한 기업이라는 사실은 통하지 않았다.

# 그리스 페리스테리에 위치한 직원 10명의 작은 섬유회사 보스텍스 역시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보스텍스는 은행의 도움 없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탄탄한 회사. 그러나 대출을 받지 못해 해외 사업 확장을 연기했다. 해리 보스탄트조글루 대표는 "은행들이 갈수록 깐깐해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그리스 재정적자 문제로 촉발된 유럽 지역 위기로 인해 신용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누구보다도 경제 성장이 절실한 국가의 중소규모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로부터 아직 완전한 회복에 돌입하지 못한 유럽 지역 은행들은 재정적자 위기가 심화되기 이전부터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4월 유럽 지역 기업들이 새로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전달 583억달러에서 285억달러로 급감했다. 5월의 절반가량이 지난 현재까지 발행된 회사채 규모 역시 50억달러에 불과하다.


크리스틴 리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 위기로 인해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회사채 발행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 스프레드는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채권과 안전한 채권 사이의 금리 격차를 말한다.


이러한 신용경색은 특히 지역 은행에서 자금 조달을 의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역 은행들이 대기업보다 신용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자금을 풀기 꺼리기 때문이다. 토마스 로어슨 세계은행 매니저는 "은행들이 매우 신중해지고 있다"면서 "민간부문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이것이 투자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뿐만이 아니다. 재정불량국 내에서는 신용경색이 심해지면서 대기업 역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는 매출의 3분의2 가량을 해외에서 올리지만 지난 5월 초 회사채 발행 당시 불과 보름 전인보다 두 배 이상의 수익률을 제공해야 했다.


칼스턴 로센킬드 DWS 펀드매니저는 "스페인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이 텔레포니카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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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럽 지역의 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로센킬드는 만약 투자자들이 유럽 지역이 재정적자 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회사채 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로 인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 문제 역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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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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