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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 이건희' 행보 더 빨라졌다

6년 만에 이례적으로 기공식 참석...적극적인 대외 활동으로 '경영자' 이미지 부각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오너 이건희'가 '경영자 이건희'로 이름 석자를 또다시 각인시키고 있다. 23개월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최근 행보가 이를 방증한다.


신수종 사업에 23조원 투자 계획 발표, 반도체 기공식 참석, 일본 소니와의 협력 등은 경영자로서 그가 삼성 경영의 전면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위기론'을 내세우며 경영에 전격 복귀한 만큼 '은둔의 오너'에서 벗어난 공격 행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17일 삼성전자측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이날 경기도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반도체 신라인 기공식을 갖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와 LCD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있다"면서 "연간 규모로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1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한 바 있어, 이 규모를 얼마나 상회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2004년 이후 6년만에 기공식에 참석하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대내적으로 삼성 직원들에게 그의 '공격 행보'를 보여주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측은 "회장 복귀 후 현장을 처음 방문하는 것"이라고 언급, 경영자로서 삼성의 미래를 이끌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방문임을 시사했다.


이 회장이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을 만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24일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을 승지원에 초대해 만찬 회동을 갖고 양사간 협력을 다질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스트링어 회장은 소니가 겪고 있는 LCD 패널 공급 부족 현황을 설명하고 이 회장에게 삼성 LCD 패널의 공급을 늘려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일본 사카이시에 10세대 LCD 패널 공장을 설립했으나 이곳의 생산량이나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 이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3D TV 협력도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가 3D TV 관련 기술 표준에 협력하고 3D 관련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수준의 합의를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지난 10일 저녁 승지원에서 신사업 추진과 관련한 사장단회의를 갖고, 2020년까지 총 23조3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친환경 및 건강증진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게 된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자"고 역설해 위기 극복을 위한 성장 틀을 전향적으로 바꿀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측 관계자는 "신수종 사업은 연평균 투자 규모가 2조3000억원으로 그리 큰 수치는 아니지만 삼성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가 영화 '아바타'로 잘 알려진 제임스카메론 감독,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간 3D 콘텐츠 부문에서 협력키로 한 것도 이 회장이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경영 복귀 전에도 오너로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면서 "경영 복귀 후 일련의 행보는 오너가 아닌 경영자로서 컨트롤타워를 재건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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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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